“반도체 신뢰성, 우습게 보다가는 큰코 다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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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알티반도체의 연구원이 신뢰성 시험을 마친 반도체를 현미경으로 통해 문제점이 없는지 관찰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 단지 내에 위치한 큐알티반도체.

국내 유일의 반도체 신뢰성 테스트 기관인 큐알티반도체의 테스트 실험실에는 수 십대의 챔버(온도·습도 등을 원하는 조건으로 유지하는 실험장비)가 반도체를 대상으로 극한의 테스트를 하고 있다. 한 챔버에서는 85도의 고온과 85%의 습도를 유지하면서 반도체의 사용환경 테스트를 하고 있는 가 하면 다른 한 챔버에서는 125도로 온도를 높여 수명을 검사하고 있다.

안도석 큐알티반도체 신뢰성기술1팀 부장은 “이러한 극한 조건의 테스트를 거쳐야 반도체의 수명과 여러가지 환경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일반 전자제품용 반도체와 달리 자동차용 반도체는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더욱 가혹한 조건에서 실험한다”고 밝혔다.

큐알티반도체는 하이닉스 신뢰성테스트팀이 지난 2005년 분사해 설립한 국내 유일의 반도체 신뢰성 테스트 기관이다. 신뢰성 테스트는 제품 수명, 실제 작동 환경에서의 작동여부, 정전기 내성, 충격 피해 여부 등을 사전에 파악해내는 검사방법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분야 KOLAS(한국인정기구)로 인증받아 반도체 제품에 대한 신뢰성 시험 성적서를 발급한다. 하이닉스 등에서 지난 30년간 반도체 품질을 다뤄온 김영부 사장을 비롯해 약 65명의 품질보증 베테랑 등이 근무 중이다. 큐알티반도체가 설립되기 이전에는 국내 팹리스 기업은 이같은 신뢰성 성적서를 받기 위해서는 대만의 IST 등 해외 시험기관에 의존해야 했다. 해외 기관에 의뢰하다보니 시험 성적서를 받는 데만 6개월 가까이 소요됐으나 큐알티가 설립되면서 발급기간은 3개월 이내로 대폭 감소했다.

김영부 사장은 “초기에는 주로 하이닉스에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현재는 100여개의 국내 팹리스 기업과 190여개의 모듈, 세트 기업 등 총 290곳을 고객으로 유치했다”며 “후지쓰·트리퀸트·아나디직스 등 해외 고객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주로 일반 전자제품용 반도체의 신뢰성을 테스트해온 이 기업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자동차용 반도체 시험규격인 AEC Q100 인증까지 획득, 자동차용 반도체와 모듈에 대한 신뢰성 성적서도 발급한다. 이에 따라 자동차용 전장부품에 대한 신뢰성 성적서도 국내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 도요타 리콜 등에서도 나타났듯이 자동차에 전장부품 사용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장부품과 여기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신뢰성도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다. 김 사장은 “현대자동차 조사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고장 요인 가운데 가장 높은 32%가 전기전자시스템에 의한 것”이라며 “전장부품 장착추세가 더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전기전자시스템에 의한 고장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뢰성 테스트는 건강검진처럼 사전에 문제를 발견해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라며 “소비자의 의식이 높아지고 리콜 비용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 비용을 크게 줄여주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큐알티반도체는 올해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세계적인 테스트기관으로 발돋음할 계획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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