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계단을 내려갈 때는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질까 걱정이 된다. 어깨가 뻐근할 때는 디스크가 왔나 심란해 지고 휴대폰에 엄마의 번호가 뜨면 무슨 일이 났나 두렵기부터 하다. 가끔씩 꿈마저 겁을 준다. 길을 헤매는 꿈, 노트북이 물에 잠기는 꿈, 입이 얼어버리는 꿈을 꾸고 나면 여실히 그런 실수들이 뒷덜미를 잡는다. 떡 돌릴 일은 고사하고 혀 찰 일이 생길까봐 웃음을 짓고 싶은데 한숨만 짓게 된다.
나쁜 추억이 좋은 추억마저 잡아먹었다.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나빴던 일들만큼 좋았던 일들도 많았건만 나빴던 일들이 나를 점령했다. 오늘부터라도 얼룩처럼 지워지지 않는 나쁜 기억은 세탁세제 두 스푼 넣고 사흘 밤낮을 담가 찌든 때를 없애듯 없애버리자. 대신 좋았던 일들을 길이 길이 보존하는 일기를 써보는 건 어떨까? 영양가 있는 것은 아그작 아그작 씹어삼키고 영양가 없는 것은 싱크대에 털어버리듯 내 영혼을 위해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위대한 기대는 위대한 삶을 낳지만 걱정스러운 기대는 걱정을 만든다. 실제로 승리한 올림픽 선수들, 위대한 지도자들, 죽음의 질병을 물리친 환자들은 거의 전부가 낙관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들이다. 그들은 걱정할 겨를 없이 자신의 목표에 집중했다. 승리를 상상하고 긍정을 예언했다. 말은 각인력이 있다. 어느 대뇌 학자는 뇌세포의 98퍼센트가 말의 지배를 받는다고 발표했다. "얼룩말을 떠올리지 마세요"라고 말해도 뇌는 이미 얼룩말을 떠올린다. 걱정스러운 일이 떠오르거든 말이라도 긍정적으로 해보자. "걱정하지 말자"보다 "편안하게 생각하자, 잘 될거야, 그동안도 잘 해왔잖아"라고 말이다. 불가능을 걱정하는 사람보다 가능성을 믿는 사람이 에너지도 넘쳐나고 행운도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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