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포럼]문화기술의 표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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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술(CT)이 국가핵심기술에 포함돼 세상에 빛을 본 2001년 이래 10년이 지났다. CT는 그동안 관련 산업의 약진에 힘입어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 그러나 표준화 미비로 콘텐츠마다 서로 다른 제작 방식을 갖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 문제를 가져왔다. 현재 국내 표준화 관리기관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진행 중인 표준화들은 대부분 IT기반 표준화로, 문화콘텐츠와의 연계가 어려워 활용도가 떨어진다.

문화기술 표준화의 부재는 콘텐츠의 제작 뿐만 아니라 유통에도 큰 손실을 가져온다. 일례로 지난해까지 소비자단체 상담청구에 접수된 온라인 문화콘텐츠 관련 소비자 피해는 문화콘텐츠 서비스 분야의 총 피해건수의 42%에 달하는 등 소비자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문화콘텐츠 사용자는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들 중 자신의 기기(컴퓨터, 휴대폰, 전자책, MP3플레이어 등)에 알맞은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문화콘텐츠에 대한 기술과 기기의 발전은 가속화되는 반면 소비자 입장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의 품질에 대한 검증 환경은 미약한 실정이다. 이런 환경에서 무분별한 문화콘텐츠 제작 및 유통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가중시키며,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문화콘텐츠 시장에서의 해외 콘텐츠 시장 잠식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므로 양질의 문화콘텐츠 제작을 위해 콘텐츠에 대한 제작 및 유통 관련 표준화는 절실하다. 콘텐츠의 기획, 생산·유통·소비 과정에 정부가 설정한 권장 사항을 따르게 함으로써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주고, 공급자에게는 안정적 공급을 유도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CT의 표준화는 효율적인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관여해 문화콘텐츠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현재 CT 등 신기술 분야에선 국가 및 기업 간 기술표준 경쟁이 치열해져 표준 및 지적재산권을 통한 기술패권주의가 부각되는 상황이다. 주요 선진국은 문화콘텐츠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무분별한 문화콘텐츠 생산 및 유통을 제어하고자 다양한 인증제도를 시행 중이다. 해외 선진국의 CT 표준화 활동으로는 웹상의 문화관련 사이트 질적 기준 제시 및 도서관, 유물관리, 문화유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MLA, 디지털 교육 리소스를 개발하기 위한 목표로 교육 콘텐츠 개발에 필요한 교육적 준칙 및 양질의 콘텐츠 개발을 위한 BECTA, 문화 및 과학분야 콘텐츠에 대해 디지털화, 메타데이터, 장기간 접속가능성과 보존에 관한 서로간의 일반화된 플랫폼 제공을 위한 MINERVA 프로젝트 등 다양하다. 그러나 해외의 이런 활동도 급속하게 온라인 콘텐츠화 돼가고 있는 환경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고, 문화원형의 디지털화나 교육디지털콘텐츠 등 일부 영역에 대해서만 지원이 이뤄지는 등 한계가 발생한다.

국내의 문화기술 관련 국가표준 제정도 대부분 아날로그 영화 제작 및 회화 관련으로 전반적 디지털 문화콘텐츠의 제작 및 유통과 관련된 표준화는 거의 없다. 향후 이와 관련된 표준의 제정을 통해 우수한 문화콘텐츠임에도 불구 낮은 인지도와 신뢰성 부족에서 오는 문화콘텐츠의 사장과 해외 콘텐츠에 의한 시장잠식을 예방해야 한다.

표준화의 제정은 아직 늦지 않았다. 이번에 실시되는 제3차 국가표준기본계획에 문화기술/서비스 분야가 포함됨에 따라 향후 문화기술의 표준화 및 문화콘텐츠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완 한국콘텐츠진흥원 CT전략팀 주임 wanne@kocc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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