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 월 5톤규모생산설비 구축… 12월부터 양산
국내 한 중소기업이 터치스크린·투명 디스플레이용 전극 원천소재로 부각된 ‘나노 산화아연(ZnO)’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 ZnO은 알루미나(Al?O?)와 혼합하면 기존 전극으로 사용되던 ‘인듐·주석산화물(ITO)’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생산기술이 전무한 탓에 그동안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왔다. 최근 국제 인듐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ITO를 대신할 차세대 전극소재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아연 정밀화학 전문업체 SBC(대표 신현식)는 경기도 안산 공장에 월 5톤 규모의 나노 ZnO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오는 12월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으로 최근 한 번에 10㎏ 단위의 파일럿 생산에도 성공했다. 그동안 그램(g) 단위의 실험실 수준 생산을 추진한 업체는 있었지만 킬로그램(㎏) 단위의 대량 생산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노 ZnO는 Al?O?와 혼합, 알루미늄산화아연(AZO)을 만들 수 있다. AZO는 투명하고 전기가 잘 통하는 성질을 이용해 터치스크린·투명 디스플레이 등의 전극을 제조할 수 있는 소재다. 종전 전극소재로 사용되던 ITO와 비교해 전기 전도도와 열적 안정성도 유사하다. 특히 생산이 제한적이고 매장량의 70%가 중국에 집중된 인듐과 달리 아연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런던 금속거래소 가격이 1톤당 1800달러 안팎으로 비철금속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국내 업계는 현재 화장품 용으로 월 17∼19톤의 나노 ZnO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향후 IT기기 전극용으로 나노 ZnO가 사용될 경우 수입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BC가 생산하는 나노 ZnO는 기존 수입 제품과 비교해 입자분포가 좁고 사이즈가 작아, 투명성과 분산성이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제품단가도 더 낮춰 경쟁력을 확보했다. 향후 일본 제품이 선점하고 있는 ZnO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 신현식 사장은 “이번 ZnO 개발을 통해 국내 나노산화아연 수요를 충족하고 해외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