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애플이 선보이는 제품 하나하나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전세계를 강타한 불황에도 애플의 기세는 꺾일 줄 모른다. 시가총액에서도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누르고 시장가치 1위의 IT기업이 됐다.
한때 한물 간 기업으로 여겨졌던 애플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는 핵심가치 때문이다. 애플 재건을 위해 복귀한 스티브 잡스는 기업의 정체성과 핵심가치를 확립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기존의 상식을 깨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접근 방법을 통해 회사를 역동적으로 변화시켰다. 특히 위계질서보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문화 속에서 ‘Different(다름)’가 주는 가치를 인정하고 조화시켜 새로운 변화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차이를 만들어내는 힘을 바탕으로 애플은 언제나 새로운 도구와 재질, 그리고 제작 프로세스를 과감히 넘나들며 연속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사실 아이패드 출시 전에 비관적인 의견이 많았다. 휴대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멀티태스킹도 어렵고 USB 포트가 없어 주변기기와 연결할 수도 없는 등 제약이 많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아이패드는 3초에 1대씩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패드를 PC로만 한정지어서 볼 때는 기능면에서 부족함이 있다. 이를 두고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는 우리가 웹이나 이메일, 사진, 지도, 비디오 등을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바꿨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한마디로 인터넷과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미디어와 상호작용하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법을 구현한 것이 아이패드인 것이다.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R&D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다고 해서 애플을 능가하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품질, 합리적인 가격이 경쟁력이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제품이 주는 문화와 가치에도 비용을 지불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했던 것처럼 기업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명확한 판단과 빠른 실행을 위해서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조직 내에서 누구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아이디어는 탄생될 수 없다.
또 구성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동시에 기존관행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비합리적인 관행을 끊는 단호함과 과감함이 있어야만 전진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기존 시장이나 전략만을 고수하다 도태된 기업들은 무수히 많다.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지고 기업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세계 최고의 기업이 한순간에 몰락하고, 별볼일 없던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비즈니스의 세계다. 어느 누구도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비즈니스 세계를 주도하고 싶다면, 기업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가치부터 명확하게 정립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초일류기업의 전제조건이다.
오경수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 oks6012@ldc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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