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에 바란다

 2008년 8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 비전이 제시된 이후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발표됐고,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과 동법 시행령이 공포되면서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일의 단계에서 살펴본다면 지금까지는 대부분이 기획 단계로서 체제를 갖추기 위한 준비였다고 하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실행단계에 접어들었다. 실행단계의 첫 삽으로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이하 센터)의 가동을 꼽을 수 있다. 센터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와 배출원별 온실가스 관련 정보를 총괄하는 정보허브이자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및 개도국 지원 관련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갖고 탄생된 기관이다.

 우리는 무슨 일을 시작할 때 기본을 강조한다. 그동안 기본과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 역사적으로 고생한 사례를 무수히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센터는 온실가스 관리의 기본이고 출발이라고 할 수 있으며, 온실가스 감축과 녹색성장의 모체로서 성장하리라 기대된다.

 센터는 온실가스 관련 우리나라 내부에서의 역할 외에도 대외업무에서도 중심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앞으로는 코펜하겐 합의문에 따라 우리나라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를 2년마다 작성, 제출해야 한다. 센터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작성을 위한 정보 및 자료 관리를 담당하고 보고서의 작성 주체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므로 그 역할은 대내외적으로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막중한 역할을 갖고 탄생하는 센터에 대해 몇 가지 바람을 적어 본다. 첫째, 온실가스 관리의 메카로서의 역할과 기능에 적합하도록 센터의 권한과 위상을 부여해야 한다. 다양하고 복잡한 고급정보를 다뤄야 하는 입장에서 관련 부처와 민간기관의 협조가 필수이므로 여러 관련 기관의 협조를 끌어내기에 적합한 권한과 위상을 부여해야 한다. 센터가 단순히 정보를 경유하는 채널이 되어서는 안 되며, 온실가스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센터의 역할과 기능에 적합하도록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하므로 이에 부족함이 없는 권한과 위상을 보장해 줘야 한다.

 둘째, 원활한 의사소통체계를 갖춰야 한다. 여러 부처와 정부·민간 기관이 참여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불협화음과 정보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여러 관련 기관의 전폭적인 협조가 절실하며, 이를 녹여낼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센터는 정보관리에서 정확성과 투명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잘못된 정보는 잘못된 정책을 낳고 막대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료 및 정보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관리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넷째, 센터는 부문별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통합적 관리가 가능해야 하며, 부문별 인벤토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선도해 인벤토리의 질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해야 한다.

 시작하는 단계에서 너무 많은 주문을 하는 것 같지만, 센터의 역할이 그만큼 막중하기 때문에 기대와 우려하는 바가 커서 이처럼 제안해 본다. 센터 발족을 다시 한 번 축원하며, 온실가스 관리의 메카로서 녹색성장의 주역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김승도 한림대학교 교수 sdkim@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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