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에는 사용자의 퍼스낼리티(personality)가 담겨있습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공략해야 할 가장 큰 특징입니다.”
스마트폰이 부상하면서 ‘모바일 빅뱅’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IT 환경에 따라 변해가는 비즈니스 모델도 모바일 빅뱅과 함께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김영걸 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장은 지난주 특강을 열고 스마트폰으로 변하는 IT환경에서 공략해야 할 비즈니스 관점을 제언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기업의 고객이 되는 개별 사용자의 정보가 보다 풍부하게 제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원장은 스마트폰을 ‘사용자별로 차별화된 기능을 가지는 최초의 정보기기’로 정의했다. “어떤 앱(응용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지만 파악해도 그 사람을 고객으로 만드는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아마존 리멤버’라는 앱을 사례로 들며 스마트폰을 활용한 m커머스 전략을 소개했다. 아마존 리멤버는 언제 어디서든 사용자가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발견했을 때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아마존에서 그 물건의 가격 정보를 제공해주는 앱이다. 그 아이템이 없을 시에는 유사 제품을 추천하거나 다른 유통망에 있는 정보도 제시한다.
“아마존 리멤버의 사업방식을 단순히 물건만 파는 걸로 생각한다면 ‘스마트하지 못한’ 관점입니다. 아마존 리멤버는 고객이 자발적으로 발송하는 정보를 통해 ‘요즘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파악합니다. 투자의 방향 결정에도 매우 유용합니다.” 아마존은 이 앱과 다른 유통망의 제품도 담을 수 있는 ‘아마존 유니버설 위시리스트’ 앱을 통해 ‘고객에 대해 가장 깊이, 넓게 아는 회사’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사회연결망(소셜 네트워킹)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김 원장은 “길어야 하루 3∼4시간을 사용하던 PC를 이용한 이전의 사회연결망과 스마트폰의 그것은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사회연결망은 소비자그룹의 진정한 집단지성을 창출했습니다. 이제 그들은 실시간으로 ‘사회적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발견해도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상품평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점은 사용자 그룹의 특성이다. 물론 스마트폰 사용자가 일반적인 다른 전자기기처럼 구매력이 비교적 약한 젊은 층에 몰려 있다면 실질적으로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점에서 김 원장은 스마트폰이 비즈니스 변화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를 사용자 층의 특성으로 설명했다. “스마트폰은 CEO, 기업 임원진에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신세계 그룹의 경우 임원단의 8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객 관리에 있어 스마트 폰이 ‘빅뱅’과 같은 반향을 불러 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