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정진철 공무원연금공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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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연금공단이 10년만에 대대적인 정보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프로젝트명은 통합전략경영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 5월 7일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 착수해 내년 말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는 225억원으로 공단 사상 최대규모의 IT프로젝트다. 이번 사업은 10년여 전 공무원연금공단이 종합정보통신시스템을 구축할 때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정진철 단장이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해까지 정보지원실장이었던 그는 올해부터 통합전략경영시스템 구축추진단의 수장을 맡게 됐다.

 사업명에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듯이 정 단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경영시스템으로 만든다는 확고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정 단장은 “정보시스템이라는 용어는 일부러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정보시스템은 업무를 시스템으로 자동화하는 의미로 한정되는 것으로, 이번에 새롭게 만드는 시스템은 경영의 전략적 무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통합전략경영시스템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의 현 시스템은 1999년부터 2년 넘게 추진해 2002년 1월 1일에 오픈한 종합정보통신시스템을 계속 발전시켜온 것이다. 그 당시 공기업 최초로 웹 기반으로 구축한 시스템이었으며, 2200여개 연금취급기관의 퇴직급여 신청 등의 업무를 모두 표준화해 공무원연금공단의 시스템으로 업무 처리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관련 기관들의 만족도를 크게 높였던 시스템이기도 했다.

 하지만 운영한지 8년이 넘으면서 시스템들이 노후화돼 유지 보수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뿐 아니라 연금법 변경에 따라 시스템 변경이 수시로 진행되면서 시스템도 복잡해진 상황이다. 이와 함께 공무원연금공단 역시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맞춰 선진 경영체계를 확립할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면서 이번 통합전략경영시스템 구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프로젝트 관리 방법 차별화=정 단장은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프로젝트 관리 방법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많은 기업 및 기관들이 차세대 프로젝트를 하면서 다양한 애로 사항들을 겪었던 만큼 공무원연금공단은 그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프로젝트관리 방법론에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정 단장은 현재 프로젝트 기간을 내년 말까지로 계획하고 있지만 시스템 오픈일은 9월 1일로 정해놓은 상황이다. 특히 시스템 오픈 시점 자체를 시스템 안정화 시점으로 만들기 위해 정 단장은 설계·구현 작업의 단계보다도 상대적으로 분석단계에 더 많은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정 단장은 “많은 기업들이 프로젝트 후반에 가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데, 결국 초반의 노력이 프로젝트의 승패를 결정짓게 된다”며 “분석 기간에 전력을 다해 작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단장이 분석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방안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빅토리캠프’ 운영이다. 별도의 연수 장소에서 관련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모두 모여 문제에 대한 분석 작업이 끝날 때까지 합숙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빅토리캠프다. 정 단장은 초반 작업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하고, 관련 담당자들 간에 팀워크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정 단장은 “한국 사람들의 특성상 함께 밤낮으로 땀 흘리며 동고동락해야 친분이 쌓인다”며 “4개월의 분석 기간 동안 짧게는 2박3일, 길게는 9박10일 정도로 각 작업마다 빅토리캠프를 운영함으로써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공통의 목표 아래 단결된 모습으로 추진력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 단장은 또한 프로젝트 참여자들의 사기를 높이는 방법으로 본부별로 경쟁체제를 도입해 공정한 평가를 통해 획기적인 포상도 추진한다. 특히 비용절감을 이룬 본부에 대해서는 공무원연금공단과 주사업자인 삼성SDS가 심사위원이 돼서 절감한 비용 만큼에 대해 1/3은 삼성SDS가, 1/3은 공무원연금공단이, 1/3은 하청 개발업체들에게 다양한 상품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또한 정 단장은 시스템 오픈에 맞춰 비즈니스프로세스리엔지니어링(BPR)을 반영한 조직 개편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정 단장은 “일반적으로 시스템 오픈 이후에 관련 조직을 새롭게 개편하지만 이는 시기상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분석단계에서부터 조직의 변화된 모습을 그려내고, 이를 전략기획실로 보내 시스템 운영 시점에 맞춰 시스템과 가장 적합한 조직을 같이 만들어 내야 신 시스템의 효과를 즉시에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시스템 구축 기간인 1년 6개월 동안 전략기획실에서 노조 협의 등을 거쳐 BPR이 반영된 조직의 모습을 사전에 그려나갈 수 있도록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유지보수 업무 획기적으로 단축=정 단장은 이외에도 이번 시스템 구축 작업을 통해 관리 프로그램들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공통된 로직은 별도로 분리해 표준화한 후 컴포넌트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지보수 업무 비중을 대폭 줄여 비즈니스 개선 전략을 세우는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 단장은 “현재의 업무 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IT인력 중 시스템 개발에 투입되는 인력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유지보수하는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30%를 시스템 개발에, 30%는 유지보수에, 나머지 40%는 비즈니스 개선 전략을 세우는 업무에 집중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연금공단의 IT부서는 그동안 아웃소싱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업무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체계를 갖춰왔다. 하지만 이번에 구축하는 통합전략경영시스템은 핵심 업무만 공단이 직접 관리하고 그 외에는 모두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이 또한 향후 비즈니스 개선 및 창출 관련 업무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공무원연금공단측은 이번 사업으로 데이터웨어하우스(DW)와 임원정보시스템(EIS) 등의 구축을 통해 다양한 전략 정보 및 통계를 임직원들에게 제공하고, 통합사업관리시스템·경영지원시스템 등 신규 시스템 구축으로 업무생산성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100만 공무원들이 퇴직급여와 대부, 주택분양 등을 신청할 때 소속 기관을 경유할 필요없이 직접 공무원연금공단의 시스템에 접속해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평균 5일 걸리던 처리기간을 신청당일 처리체제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또 각 부문별로 분산관리하던 고객정보를 통합해 관리자·개발자·운영자 모두에 단일접속화면을 제공할 계획이다. 모바일 등 고객 접점 채널도 확대한다.

 정 단장은 “IT를 기술지향적인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IT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와 업무를 바꾸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경영전략과 체계적으로 연계된 시스템을 구축해 경영목표 달성의 기반을 마련코자 한다”고 말했다.

 

 <프로필>정진철 단장은

 1978년 2월 울산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7월 해군 대위로 전역한 뒤 그해 8월 공무원연금공단에 입사했다. 전산직으로 입사해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의 기간을 IT부서에서 근무했다. 공무원연금공단 역사상 처음으로 전산직 출신으로 1급에 오른 주인공이기도 하다. 정 단장은 2009년부터 정보지원실장으로 지내다 올해 1월 통합전략경영시스템 구축추진단장으로 임명됐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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