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를 인수하는 것은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바이오 업계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적용 분야도 대사질환에서 항암, 내분비질환, 희귀질환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170개 이상 펩타이드 의약품이 임상 개발 단계에 있고, 이 중 80개 이상이 상업화에 성공했다. 파이프라인과 적응증이 다변화되면서 초기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에서 전문 생산 수요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펩타이드는 단백질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 2~50개가 짧게 사슬처럼 연결된 물질로 체내에서 호르몬이나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질병 치료제로 개발한 것이 펩타이드 의약품이다. 비만·당뇨 치료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의약품이 대표적이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합성 과정이 복잡하고, 고도의 공정 제어와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이 요구된다. 상업화 단계에서는 대규모 생산능력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필수여서 개발사들의 전문 CDMO 위탁 생산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제조 공정의 높은 기술 장벽 때문에 펩타이드 개발사의 약 62~64%가 전문 CDMO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는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 규모가 올해 55억2000만달러(약 8조1916억원)에서 연평균 20.3%씩 성장해 2035년 291억4000만달러(약 4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로 폴리펩타이드의 펩타이드 기술력에 자사의 대규모 상업 생산을 뒷받침하는 GMP 품질관리 체계와 글로벌 공급망 운영, 규제기관 대응 역량을 결합할 계획이다. 축적된 공장 건설·생산능력 확장 경험을 활용해 생산시설을 신속하게 확충하고, 대량생산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항체의약품과 펩타이드 치료제를 함께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가 다수인 만큼 양사 고객 기반을 활용한 교차 수주 기회 확대 효과도 기대된다. 고객사가 단일 CDMO 파트너를 이용해 항체와 펩타이드 서비스를 일괄 이용하게 되면 파트너 관리 효율성과 공급망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로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생산능력을 동시에 확대하게 됐다.
회사는 지난 2021년 메신저 리보핵산(mRNA) 생산 역량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삼성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차세대 모달리티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를 확보하고 펩타이드를 비롯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차세대 백신 등 고부가가치 신규 모달리티 생산시설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스위스 바르에 위치한 폴리펩타이드 본사를 중심으로 유럽, 미국, 인도 등 5개국에 총 6개의 펩타이드 생산·개발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스웨덴 말뫼, 벨기에 브레인, 인도 암베르나트, 미국 토런스와 샌디에이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가 해당한다. 기존 미국 록빌 생산시설과 연계해 다국적 제약사와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별 공급망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한다. 3분기 중에는 네덜란드 영업사무소를 새롭게 개소해 미국과 일본에 이어 글로벌 고객 접점도 강화한다.
생산능력 면에서는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 생산 구조에 펩타이드 분야를 추가하게 됐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