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Plenipotentiary Conference) 2010’의 개발국장 선거에 입후보자를 내지 않기로 했다. 2014년 전권회의를 한국에 유치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3일 ITU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은 ITU 3대 실무국장이자 5대 선출직 가운데 하나인 개발국장(ITU-D) 선거에 입후보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한국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부르키나파소, 일본 등 올 전권회의에서 개발국장 자리를 노리는 여러 국가에 이러한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국장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국가들을 2014년 전권회의 한국 유치 지원세력으로 묶어내려는 포석으로 풀이됐다.
한국은 올해 ITU 국장 이상 선출직에 도전하지 않는 대신 사무총장·사무차장·표준화국장(ITU-T)·개발국장 등 2014년에 연임을 마치는 직위를 노릴 계획이다. 하마둔 투레 사무총장, 하우린 차오 사무차장, 말콤 존슨 표준화국장, 새미 알바쉬르 개발국장은 올해 연임에 도전하되 2014년에는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이때 한두 자리 선거에 입후보해 결실을 내겠다는 게 한국 정부의 전략이다.
ITU 전권회의는 오는 10월 4일부터 22일까지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다. 이 회의에서 191개 회원국 가운데 4년간 이사국을 맡을 46개국과 주요 선출직이 결정된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선출직에 도전하느라 2014년 전권회의 한국 유치를 위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외교력을 한 곳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국이 ITU 전권회의를 유치하면, 1994년 교토회의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다. 일본은 교토 회의를 발판으로 삼아 1998년 ITU 사무총장을 배출해 8년(연임)간 세계 통신산업 흐름을 주도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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