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서 유튜브로의 동영상 올리기 기능을 놓고 방송통신위원회와 구글, 이동통신사가 모두 고민에 빠졌다.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제한적 본인확인제 아래에서 유튜브 한국판의 게시판 기능 복원 문제에 대해 해법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27일 방통위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튜브는 해외 사이트로 분류돼 본인확인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최근 아이폰에서 유튜브 한국 계정으로도 동영상 올리기가 가능한 점이 논란이 되자 방통위는 이 같은 해석을 내렸다. 국내 법인인 구글코리아가 유튜브 운영에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유튜브를 국내법에 적용받지 않는 해외 사이트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해 초 유튜브 한국판이 본인확인제 대상 사이트로 지정되자, 게시판 기능을 차단해 본인확인제를 거부 및 우회했던 구글 측은 게시판 복원을 검토하고 나섰다.
더구나 SK텔레콤이 출시한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라의 모토로이에서는 한국 계정으로 유튜브로의 동영상 올리기 기능이 제한돼 사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도 구글이 서둘러 문제를 해결하도록 떠미는 요인이다.
특히 유튜브로의 동영상 올리기는 애플이 아이폰 광고로 내보낼 정도로 스마트폰의 강점을 강조하는 핵심 기능 중 하나다. 이는 구글만의 고민이 아니다. SKT도 모토로이에서 유튜브로 동영상 올리기가 되지 않는 점은 달갑지 않다. KT 역시 자사가 유통하는 아이폰과 LG전자 ’안드로1’에서만 이 같은 기능이 구현되는 점이 찜찜한 구석이다. 아이폰은 애플이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탑재했지만,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이와 ’안드로1’의 경우 구글은 유튜브 기능을 제한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었다. 다만 해외에 먼저 출시된 안드로1의 경우 KT가 유튜브를 본인확인제 대상이 아니라고 법률적으로 해석해 유튜브 기능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방통위와 구글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대해 이통사는 고민할 수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도 출시될 스마트폰에서도 이 문제가 이어지기 때문에 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본사 측은 구글코리아에 유튜브 게시판 기능 복구에 대한 방통위 측의 답변을 공문으로 받아올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의 본인확인제 적용 여부에 대해 방통위가 1년 만에 번복하는 상황에서 구글 측이 한국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구글코리아가 방통위에 공문을 보낼 경우 방통위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방통위가 청와대 보고를 통해 본인확인제 폐지에 대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상황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난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구글 측과 협의는 한 적이 있으나 공문을 받은 바는 없다”면서 “구글 측에서도 지킬 것은 지켜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IT 격변기에 본인확인제가 존속하는 현실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업계 간의 눈치 싸움에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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