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계의 대부 KBS 민영문 차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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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공룡둘리, 달려라 하니, 날아라 슈퍼보드, 영심이…….’

 이름만 들어도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토종 애니메이션들이다. 지금의 20∼30대가 어린 시절 보고 자란 이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에 일평생을 바친 KBS 민영문 프로듀서(53)가 26일 오전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패혈증. 몇 년 전부터 신장이 안 좋아 투석을 하는 상황에서도 후배들에게 “살아있는 동안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의 세계화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해 주변에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민영문 PD는 1957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한 후 1987년 한국방송(KBS)에 입사해 당시 누구도 관심이 없던 애니메이션 분야를 지원했다. 첫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인 ‘떠돌이 까치(1987)’를 시작으로 ‘아기공룡 둘리(1988)’ ‘달려라 하니(1988)’ ‘옛날옛적에(1990)’ ‘영심이(1990)’ ‘날아라 슈퍼보드(1990∼1997)’ ‘꼬비꼬비(1995)’ ‘공자전(1995)’ ‘검정고무신(1999∼2006)’ 등 주옥같은 히트작을 남겼다. 민 PD가 KBS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2000편에 달하는데, 이는 전체 국산 애니메이션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그가 프로듀싱한 ‘날아라 슈퍼보드’는 당시 드라마도 달성하기 힘든 시청률 40%를 훌쩍 넘기며 초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그는 뉴욕페스티벌 동상을 1회 수상하고 서울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 특별 공로상을 2002년과 2005년에 각각 1회 수상했다. 한국방송대상은 1999년, 2003년, 2004년, 2005년에 각각 수상한 바 있다. 2005년에는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신장염을 얻어 5년 여의 투병생활을 하다가 26일 사망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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