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 전기차(시속 60㎞ 이하)의 도로 주행이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유일하게 양산체제를 갖춘 CT&T의 ‘이존’ 전기차가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의 성능시험을 완전히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14일부터 저속 전기차 시내 주행을 허용하겠다며 너무 일찍 애드벌룬을 띄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는 지난 연말부터 CT&T가 개발한 ‘이존’의 안전성과 성능시험을 55개 항목에 걸쳐 테스트하고 있다. 연구소 측은 이존 전기차의 성능시험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부의 전기차 인증절차도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저속 전기차라고 해도 시판 전에 일반 자동차와 대등한 안전규격을 통과해야 한다”며 “이존이 성능시험을 언제쯤 통과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CT&T의 저속 차량은 지난달 충돌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했지만 몇 가지 수정사항에 대해 재설계를 하도록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는 저속 전기차가 현행 교통법상의 최고속도를 조금 넘어서도 결격사유며 사람을 태우는 운송수단은 안전성 측면에서 철저한 테스트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CT&T는 이미 서울시와 전국 지자체에서 약 2300대의 저속 전기차 예약을 받아놓았지만 판매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CT&T는 하반기는 지나야 저속 전기차 내수 판매가 가능해지고 여타 중소 전기차업체의 차량 판매는 내년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14일부터 저속 전기차의 시내 주행이 허용되지만 아직 성능시험을 통과한 전기차량이 없어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CT&T가 전기차 도로 주행을 내세운 홍보 활동에 치중한 나머지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제공에 소홀한 게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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