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로봇강국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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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능형 로봇은 융복합적인 기술 성격과 다양한 산업 파급 효과로 인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능형 로봇산업은 지난 수년간 정부의 집중적인 육성 정책에 의해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한국이 세계 유수의 로봇강국으로 가는 길은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다. 국내 로봇산업이 당면한 어려움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소비자 집단의 로봇기능에 대한 지나친 기대, 정부 사업에 너무 의존하는 로봇기업들의 수익모델, 공공수요 확대에 대한 인식부족 등 여러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남탓만 하기에는 뭔가 허전한 구석이 있다. 로봇강국이 되기 위해 그동안 간과했던 문제점이 문뜩 떠오른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우리의 전래동화를 보면 인간을 닮지 않는 사물은 모두 악이나 도깨비로 인식됐다. 이러한 우리의 생각은 현재 지능형 로봇 개발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사실 로봇의 카메라 센서는 하나만 달아도 앞과 뒤를 다 볼 수 있지만, 사람들에게 외눈박이는 도깨비로 인식되는 문제가 있다. 또 로봇 팔도 하나로 충분히 그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이유로 꼭 두 개를 달고 있다. 이처럼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는 선입견이 우리의 사고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본다. 이러한 경직된 사고 때문에 로봇 킬러앱 발굴에 어려움이 생긴다.

 우리 속담에 등잔 밑이 어둡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다양한 유연하고 창의적 사고로 로봇산업, 기술에 다시 한번 접근해 보길 바란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간동안 연구개발 중심으로 시작된 국내 지능형 로봇산업은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엔지니어들의 노력으로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는 했다. 하지만 로봇산업의 진흥은 연구실에서 기능구현을 넘어 상품화를 통한 제품판매로 이어질 때 가능하다.

 애플이 평범한 전자책을 아이패드로 개선시켜 IT시장을 뒤흔들듯이 고객을 위해 예상치 못한 가치를 구현하는 로봇개발 전략을 짜내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조영훈 한국로봇산업협회 본부장 yhcho@korearobo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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