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 업계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1분기가 비수기인 점을 고려할 때 2분기도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PCB업계는 다만,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인상이라는 복병에 세트업체의 단가인하 압력으로 매출 상승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PCB 업체들은 1분기 반도체·휴대폰·가전 등 전방산업의 수출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매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PCB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은 물론 휴대폰·디지털TV 등 모든 IT 세트 제품에 적용되는 부품인 점을 고려할 때, 이는 IT 제조업 전반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의 PCB 사업부문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이상 고성장이 예고됐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3000억원의 매출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삼성전기의 PCB사업부는 지난해 1분기에 271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특히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표면 실장형 패키지 기판(BGA), 플립칩 내장 기판(FCBGA) 등 고부가가치 기판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베디드 기판 등 신규 아이템의 지속적인 내부 경쟁력 강화도 이 회사 PCB 성장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용 기판을 주로 생산하는 심텍 역시 1분기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반도체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PC에 주로 탑재되는 DDR3용과 초박판 패키지용 제품이 선전했기 때문이다. 수익성 개선도 기대해 볼만하다. 초박판 패키지용 제품은 크기가 0.04㎜ 이하로 디지털 카메라·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채택되는 고부가가치 부품이다. 또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엘피다 등 고객층이 두터운 점도 2분기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대덕전자와 대덕GDS는 각각 반도체와 스마트폰, 이수페타시스는 네트워크시스템용 부품 수요 호조에 힘입어 작년 1분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2분기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업계는 긍정적이다. 전방산업의 호조가 2분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환율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완제품 제조 업체의 단가인하 압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데 따른 것이다.
한 PCB 업체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조정 등의 진통을 겪었다”며 “환율 등 대외변수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1분기 개선된 실적을 놓고 세트업체들이 가격 인하 압박을 시도한다면 회복세 들어선 PCB 업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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