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 ‘아바타’에서는 3D 영상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에 오히려 장면을 빠르게 전환한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은 관객이 영상에 빠져, 시나리오 흐름을 놓치는 것을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첨단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는 IT업계에 던져주는 시사점이 크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실용’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뛰어난 첨단 기술이라도 실용성이 떨어지면 고객은 철저히 외면한다는 것이다.
무역협회가 지난해 해외시장에 출시해 인기를 끈 2400여개 제품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내놓을 ‘올해 유망상품 트렌드’에도 이 같은 사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협회 보고서의 핵심은 ‘실용적 융합’이다. 쉽게 말해, 융복합을 통한 혁신형 제품 개발은 이미 보편화된 가운데 그중에서도 실용성을 갖춘 제품이 고객에 어필한다는 것. 2008년 말부터 시작된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이 제품 개발에 있어 ‘고급화’를 지향하고 ‘실용’ 추세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올해 유망상품 6대 트렌드로는 △건강 △IT △친환경 △디자인 △안전 △여가 등을 꼽았다. 새롭지 않다. 하지만, 익숙한 이들 트렌드가 올해 ‘실용성’과 어우러져 세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IT는 점점 더 얇고 가벼워진다. 에너지 소비전력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휴대성을 극대화했다. ‘동반자(Campanion)’와 ‘전자기기(Gadget)’를 합친 ‘컴패니언 가젯’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전망됐다.
친환경 트렌드 역시 환경보호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제품 수요가 증가한다. 보고서는 “과거 친환경이라는 가치에 가격 프리미엄을 지불했던 것과는 반대로 최근에는 가격합리성을 내세운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친환경과 소비자 만족을 동시에 높이는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안전 트렌드 측면에서는 개인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신제품에 반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IT를 접목해 개인의 안전을 강화하려는 제품들이 인기를 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권영대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올해 6대 트렌드 항목들은 지난해와 유사하다”며 “다만 가격이 비싼 제품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실생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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