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 시세가 사상 최초로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하며 '슈퍼 골드' 시대를 열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며 시중은행 골드뱅킹 잔액은 2조원을 넘어섰고, 실물 골드바는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3대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22일 기준 2조14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조9296억원 대비 2198억원(11.4%) 증가한 수치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골드뱅킹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다.
골드뱅킹은 실물 인수 없이 통장 계좌로 금을 사고파는 상품이다. 3개 은행 잔액은 지난해 3월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10개월 만에 2조원을 넘어섰다. 잔액 규모가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잔액은 금값이 상승세를 탄 지난해 6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최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축통화인 달러 대신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쏠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처음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하며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가격 상승 기대감에 현물 투자 수요도 폭발했다.
5대 은행에서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판매된 골드바는 총 716억7311만원어치다. 지난달 월간 판매액 350억587만원의 두 배 수준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판매 중량만 286kg에 달해 지난달(133kg) 기록을 크게 웃돌았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부 은행은 수급 불안 탓에 개당 2억7000만원이 넘는 1kg 중량 골드바만 취급하고 있다. 실버바는 가격 급등에 따른 물량 부족으로 작년 10월 20일 이후 판매가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1kg짜리 대형 골드바 수요도 크게 늘었다”며 “현재 공급 부족 상황으로 물량이 확보되면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단기간 가격이 급등한 만큼 추격 매수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정현 KB국민은행 자산관리(WM)투자상품부 수석차장은 “금은 안전자산이기도 하지만 변동성이 큰 자산”이라며 “가격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라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금과 같은 귀금속 투자는 전체 자산의 5~10% 이내 비중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