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착한 IT, 착한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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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해야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은행, 담보 따위는 필요치 않으며, ‘믿음과 의지’만으로 돈을 빌려주는 은행,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이 바보 같은 은행은 2006년 세계노벨평화상의 주인공이 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가난을 박물관으로 보내겠다”는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는 기존의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극빈곤층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를 창안해 1976년 그라민은행을 설립했다. 끼니거리가 없고 화장실도 없는 집에서 살던 극빈곤층을 고객으로 모신 은행은 상환율 98%라는 놀라운 결과를 보이며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라민은행의 방식은 1976년 방글라데시에서 시작해 미국,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 50여 개국에 도입됐으며, UN은 2005년을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해로 지정하고, 2015년까지 전 세계 극빈곤층 10억명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빈곤 퇴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선(慈善)이 아닌 자생(自生)의 토대를 마련한 유누스 박사가 선택한 또 다른 방법은 바로 ‘정보기술(IT)’이었다. 방글라데시 최대의 이동통신회사인 그라민폰은 시골 여성들에게 폰 레이디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주었다. 은행으로부터 5달러가량의 휴대폰 구입비를 대출받은 그들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전화를 빌려주고 사용료를 받는다.

 이 ‘찾아가는 공중전화’ 서비스로 마을 주민들은 전화를 이용함으로써 며칠을 걸어다니며 가격을 흥정할 필요도, 헐값에 농작물을 넘겨야 하는 일도 없어졌다. 나아가 폰 레이디들은 모바일 사이트에 상품 등록 및 모바일 거래 등의 ‘셀바자(Cellbazaar)’ 서비스를 지원해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고 있다. 또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빈민들은 ‘텔레메디신(Telemedicine)’으로 원격 진료를 받는다.


 이처럼 그라민은행은 현재 전화(그라민폰)뿐만 아니라 인터넷(그라민넷)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양질의 교육(그라민시카)을 받으며, 태양열을 이용 전기(그라민샥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25개의 다양한 계열사로 확대해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착한 자본’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589억달러의 IT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개발도상국을 비롯해 선진국에서도 우리나라의 IT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전자정부·방송통신 기술 등은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를 향해 뻗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에 스물 네 번째 회원국이 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전한 세계 최초의 원조 성공 국가가 된 셈이다. 그만큼 해외 각국에서 거는 기대 또한 크다. 더욱이 올해는 G20을 개최하는 의장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해기도 하다.

 예로부터 인정 많은 민족이라 했다. 서로 돕고 나누며 아끼는 마음을 가진 착한 민족이다. 여기, 우리만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착한 IT’ ‘따뜻한 IT’를 준비해보자. 따뜻한 마음이 녹아 있는 최고의 기술로 새로운 ‘기회’와 ‘평등’을 선사하는 ‘착한 코리아’, 바로 지금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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