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 해 동안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활발했다. 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게 한 사례가 있었다. 최근 새로운 사명으로 다시 태어난 ‘우전앤한단’. 이 회사는 우전이라는 휴대폰부품업체와 한단정보통신이라는 셋톱박스업체가 하나가 되어 만들어졌다. 언뜻 보면 사업적 연관성도 없는 데다 덩치도 큰 두 회사가 하나가 됐다는 게 아이러니(?) 하기만 하다.
“사람들은 기업이 합병을 했다고 하니 ‘돈’으로 모든 것을 따지고 분석하더군요. 우리가 힘을 모으게 된 동기는 ‘사업’ 때문입니다.”
이종우 우전앤한단 대표(48)는 M&A에 얽힌 뒷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했다.
2009년 매출만 2400억원에 달하는 우전이지만 주력사업인 휴대폰부품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다. 한단정보통신은 연구개발·마케팅 능력은 우수하지만 공장이 없는 셋톱박스회사다. 따라서 생산은 외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제조시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두 회사 모두 과거 한때 어려움에 처했던 경험이 있는데, 위기에는 내실뿐만 아니라 규모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매출 1조원의 회사를 같이 한번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으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자신의 욕심만 채운다면 쉽게 내릴 수 없는 결정이었다. 비상장사였던 우전은 직상장을 했다면 충분히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회사였다. 하지만 우전의 이종우 대표는 사업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한단정보통신의 선장인 이용국 사장을 신뢰했기에 더 큰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파트너를 얻은 것에 만족했다.
이종우 대표는 “한국에서는 M&A가 이뤄지면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을 ‘먹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우린 시너지를 위한 ‘비즈니스+α’를 위해 뭉친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1조원 회사로 가기 위한 로드맵도 밝혔다. 이 대표는 “한국에 1000억∼4000억원 규모의 회사들이 많지만 정작 이들이 제조를 하기는 힘들고, 중국업체에 가면 찬밥 대우를 받는다”면서 “우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직접 전자제품위탁생산(EMS)에 나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이야기중인 프로젝트만 1500억원 상당”이라며 “내비게이션, GPS수신기, 인터넷전화 등을 중국 다롄·둥관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우전앤한단 대표는 목표로 하는 1조원 달성 시기에 대해 “5년 후를 생각하고 있지만 빠르면 그 이전에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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