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무수히 많은 게임이 등장했다 사라진다. 게이머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게임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이러한 와중에 게임 산업의 틈새 시장에서 블루오션으로 불리며 각광받고 있는 게임이 있다. 바로 웹게임이다. 웹브라우저 기반의 웹게임은 장시간 플레이가 아니더라도 쉬는 틈틈이 게임을 즐길 수 있어 30∼4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최초 웹게임은 1996년 미국에서 제작된 ‘Earth:2025’다. 한국에서는 1997년 마리텔레콤에서 턴제 전략시뮬레이션 아크메이지를 개발했으나 상용화 서비스에는 실패했다. 이후 유럽 등지에서는 꾸준히 성장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안정화와 그래픽을 중시하는 온라인 게임의 강세로 침체의 길을 걸어 왔다. 온라인 게임에 비해 그래픽 면에서도 미약하고 게임의 진행 속도가 느려,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서비스된 웹게임 ‘칠용전설’이 성공을 거두며 우리나라에서도 웹게임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 게임의 개발 및 투자 비용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게임 회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온라인 게임에 집중하던 메이저 게임 회사들까지 가세하며 성장세에 가속을 더하고 있다.
웹게임이 각광받는 이유는 크게 4가지다.
첫째 웹브라우저가 돌아가는 기기라면 어디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둘째, 기본적으로 웹게임은 시간이 ‘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장시간 유저가 접속해 있어야만 하는 클라이언트 기반의 게임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턴제 전략 게임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셋째, ‘다양한 플러그인의 적용’이 가능하다. 자바나 플래시 등 다양한 플러그인의 적용으로 보다 화려하고 동적인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마지막은 ‘동시접속자 수의 한계가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부상하는 웹게임사 게임포지, 이노게임즈 게임의 동시접속자 수는 40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국내 메이저급 온라인 게임의 동시접속자 수가 최다 20만명인 것을 감안할 때, 이 수치는 어마어마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웹게임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며 많은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웹게임 시장에 대형 메이저 회사가 진입하며, 과열된 경쟁으로 인해 중소 회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직은 웹게임 시장이 협소하고 성장하는 단계라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물론 안정화된 해외의 웹게임 서비스가 국내 웹게임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수입 의존성이 높을수록, 안정성이 확보된 인기 장르의 게임에만 수입이 집중돼 다양한 장르의 웹게임을 접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국내 개발 웹게임을 출시하면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개발 웹게임을 출시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전문인력의 부족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웹게임보다는 온라인 게임 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웹게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지니고 있는 전문가를 구하기 어렵게 됐고, 기존 게임 개발자들은 웹게임보다는 자신이 해오던 온라인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웹게임의 지식과 경험을 기를 수 있도록 인력의 틀을 구축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조아라 대표 이수희(ts@joar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