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포럼] 오바마의 한국 방문과 ICT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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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10월 29일, 백악관에서 싱가포르 리콴유 전 수상과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리콴유 전 수상은 “만약 당신이 태평양 지역에서 기반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세계적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충고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 입성한 직후부터 미국은 동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국가와 관계 증진을 희망한다는 의사표명을 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일본과 중국을 거쳐 18일 한국을 방문했다.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6일 “대통령은 한국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한미 정상은 이미 런던 G20회의(4월)와 워싱턴 정상회담(6월)으로 돈독한 관계를 맺었고 ‘한미동맹 미래비전’까지 합의했다.

 ‘한미동맹 미래비전’은 한미 관계를 기존의 군사동맹에서 정치와 사회·문화 등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시킨, 한 차원 높은 파트너십이다. 선언에는 양국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속가능한 경제적 번영의 새로운 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앞으로 ‘한미동맹 미래비전’의 구체적 내용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속가능한 경제적 번영의 새 동력으로 삼은 만큼, 이와 관련한 정책 및 기술 공유와 협력이 매우 중요해졌다.

 때마침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지난 5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세계은행 본부에서 제2차 한미 ICT정책포럼을 열었다. 행정안전부와 세계은행, 인텔그룹 등이 후원한 이 포럼에는 유엔 경제사회국(UNDESA)을 포함한 20개 기관의 고위급 인사 100여명이 참석해 그린 IT, 일자리 창출, 지식 인프라 구축 등의 주제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나는 이 포럼에는 전에 없었던 미국의 우호적 변화의 특징을 읽었다. 우선 세계은행이 이 포럼을 위해 한국의 한 공공기관에 무료로 장소를 빌려주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세계은행은 웹 캐스팅(web casting)을 거쳐 이 포럼을 러시아, 인도 등 5개국 세계은행 관련 지부에 인터넷 생중계를 했다. 그만큼 이 포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포럼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월드뱅크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 미 국무부 외교정보정책 상임고문, 미 연방통신위원회 수석이코노미스트와 전략기획팀장, 월드뱅크 ICT 담당 이사, IBM 그린혁신부문 부사장, 인텔 친환경기술프로그램 담당 이사 외에 많은 석학이 양국의 동반자적 경제발전을 위해 IT협력이 얼마나 시급하며 중요한지 역설했다.

 중남미개발은행(IDB)에서도 사람을 보내 논의 내용을 취재하는 등 적극적 관심을 표명했다. IDB와는 별도의 미팅을 가졌는데, 한국의 수준 높은 ICT 서비스를 바탕으로 하는 개발도상국 IT협력 사업을 자세하게 질문하면서 중남미 지역에 더욱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당연히 태평양 연안 중남미 국가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IT 서비스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금융위기 극복 및 기후변화 등 글로벌 거버넌스 차원의 국제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기여가 높게 평가받는 것은 이번 포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내년 G20 정상회의의 서울 개최를 앞두고 한미 양국은 ICT 협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이를 세계평화와 번영의 미래지향적 비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kimst@n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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