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의 학교 라이선스(SA·School Agreement) 제도가 파문을 몰고 왔다.
한국MS는 작년 SA 계약 방식을 학급 단위에서 PC 대수로 바꿨다. 단가도 2만5000원 수준에서 3만2000∼3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을 모두 아우르는 ‘시도교육청 업무용소프트웨어 실무위원회(이하 위원회)’측의 조사에 따르면 연간 18학급 기준으로 100만원 정도 들던 비용이 320만원으로 높아졌다고 한다. 아울러 SA 제도는 윈도 운용체계뿐 아니라 워드나 엑셀 등 오피스 소프트웨어까지 포함한다. 윈도만 사고 싶은 학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오피스까지 사야 한다.
위원회는 한국MS에 SA 제도 재변경을 요구했다. 한국MS는 위원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위원회측은 집단반발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몇몇 교육청은 재계약을 맺지 않는다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교육부와 협의해 정부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MS의 SA 제도는 학교에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단가 인상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래도 논란의 여지는 남는다.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비현실적 비용 산정 방식 변경으로 인한 구매 비용의 증가이고 다른 하나는 끼워팔기로 인한 소비자 선택권 침해다. 가격 산정은 교육과학기술부에 등록된 모든 PC가 아닌 학생과 교직원 수 등 명확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운용체계와 오피스 소프트웨어의 분리 판매는 당연한 소비자의 요구다.
학생을 위해 만들어진 SA 제도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 한국MS의 통큰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학교에선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치를 상대적으로 저평가하는 풍조가 사라져야 한다. 양측 이해당사자의 지혜로운 해결책 마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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