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사회로 명명되는 미래 우리사회에 RFID/USN은 핵심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기술 표준화 수준으로 보아 당분간 이 기술을 대체할 만한 것은 없어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지난 1월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산업으로 17개 분야를 선정해 발표했고 여기에 RFID/USN산업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대중 확산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그중에서도 인식률에 관한 성능과 신뢰성 문제는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성능과 품질은 시험인증이라는 기반이 제대로 가동될 때 해결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RFID/USN이라는 기술에 기대치가 높지만 사실은 아직도 현장에서 요구되는 성능의 검증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국가에서는 시험인증을 산업화 필수조건으로 여긴다. 신기술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시험평가기술을 개발하고 강력한 기준을 제시해 여기에 적합한 기술 또는 시스템만이 산업에 적용되도록 유도해 왔다. 반면에 우리나라 시험인증은 너무나 취약해 거의 대부분을 외국 제도에 의존하고 있다. 2006년도 기준 54조원에 이르는 시험인증 세계시장 규모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극히 미흡하다.
RFID/USN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어 시험평가로만 외국으로 지급하는 비용이 상당금액에 이른다. 기술 종속은 물론이고 시험평가까지도 종속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RFID/USN 기술 확산을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요구하는 성능의 면밀한 검토 없이 양적 확산만을 추구한다면 RFID/USN 기술과 산업적용에 오히려 저해요소가 될 수 있다. RFID/USN 산업의 확산과 글로벌경쟁력 향상을 위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시험평가·인증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RFID/USN 확산을 위해 정부기관·지자체 물품관리에 RFID 적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전 중앙기관(47개) 및 지방청 보유물품에 RFID를 부착하고(총 183억원 소요) 신규도입 물품에도 적용을 의무화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시험평가 규격, 시험항목이 그 적용분야에 적합하게 선정됐는지도 판단하기 어렵다. 시험인증제도는 보이지 않는 WTO의 무역장벽으로도 적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그 시험기준 및 방법은 객관적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둘째, 관련 기업·기관의 시험인증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소비자는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찾게 마련이다. 기업은 품질향상을 위한 시험인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기관은 국내 시험인증 기반 확충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시험인증을 외국제도 또는 기관에만 의존하게 된다면 그 화살은 곧 기업으로 돌아올 수 있다.
셋째, 시험인증기관 위상문제도 중요하다. 글로벌 경쟁을 위해 시험인증기관은 시험평가의 신뢰성, 재현성 및 객관성 있는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 자질향상 및 자격보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 주도사업의 시험평가 산출물은 국가가 운영하는 공인시험기관에서 발행돼야 한다. 시험장비와 환경, 시험인력 그리고 운용체계를 갖추고 KOLAS에도 적합해야 한다. 인증제도를 운용하는 기관도 마찬가지로 KAS에 적합해야 한다.
조원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무선인식기술센터장 wscho@wm.ktl.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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