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전기차시대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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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는 요즘 친환경 산업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테마주로 부상하고 있다.

 같은 친환경 자동차로 분류되는 하이브리드카가 기존 엔진을 그대로 장착하는 데 비해서 순수 전기차는 100% 모터로만 움직이기에 조용하고 공해가 전혀 없다. 해외 각국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전기차 도입을 위한 충전 인프라,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까지 직접 전기차를 타면서 분위기를 조성해 국내에서도 전기차 관련주들은 연일 상한가를 치는 상황이다. 전기차를 뜯어 보면 엔진으로 구동하는 기존 자동차와 혈통이 다르다는 점이 한눈에 드러난다. 바퀴 달린 전자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전기차 제작에 필요한 배터리·모터·자동차 전장부품 등이 고루 발달해 있다. 한국은 전기차 분야에서 세계 정상권도 노려볼 만한 실력을 갖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7월 발표한 그린카 개발계획에는 하이브리드카와 수소연료 전지차는 있었지만 전기차 개발 계획은 사실상 빠져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국산 전기차의 양산 시점을 앞당기라고 지시하면서 뒤늦게 기존 차량에 전기모터를 탑재한 버전을 내놓기로 했다.

 스스로 미래 시장을 창출한다기보다는 정부가 제시한 로드맵에 끌려가는 모습이다. 전기차는 기존 자동차에 비해서 부품 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자동차에서 엔진과 미션이 빠지면 완성차 업체로선 무엇으로 먹고사느냐는 불안감도 크다.

 요즘 언론보도를 보면 “전기차 시대는 아직 멀었다” 또는 “충전 인프라도 준비되지 않아 전기차 보급이 너무 이르다”는 발언들이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전기차 도입 시기를 미루고 싶은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격변기에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디지털카메라를 최초로 개발한 코닥이 필름 시장에 안주하다가 몰락한 교훈을 되새겨 완성차업체들이 두 팔을 걷고 전기차 시대를 열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원춘건 전기자동차산업협회장 cgwon5@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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