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브랜드값은 국제사회 기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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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제품인데도 왜 소비자들은 독일·프랑스 등 유럽산이라면 기꺼이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고, 중국산은 싸게 팔아도 혹시 산자이(짝퉁)가 아닐까 하며 구입을 주저할까. 브랜드 파워 때문일 것이다. 어찌 보면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인 경제 현상 중 하나지만, 제품의 원산지가 소비자들의 선택과 가격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는 휴대폰같은 IT 제품도 이제는 핵심부품 값보다 브랜드를 빌려오는 데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고 하지 않던가. 브랜드 파워가 약하면 품질과 기술이 뛰어나도 제값을 받기 어렵다. 그래서 글로벌 파워 브랜드 육성은 우리 제품이 환율의 변동과 무관하게 해외시장 점유율과 채산성을 높이고 선진국을 앞지르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마지막 과제임이 틀림없다.

 ‘브랜드의 기원’이라는 책은 파워 브랜드가 ‘통합’이 아니라 ‘분화’를 통해 창조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로 분화된 신 시장을 선점해야만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신제품을 개발하는 능력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제록스·코카콜라·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최근 건강 신발로 각광받는 ‘MBT’ 등의 파워 브랜드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파워 브랜드들이 기능적으로 우수하다는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좋은 ‘평판’을 받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브랜드는 소비자에 대한 하나의 ‘약속’이라고 한다. 소비자들은 장기간에 걸쳐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로부터 그 브랜드를 평가하고 있다. 이 가치는 제품과 서비스 등 기능뿐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에서 얻는 것이 당연히 포함되며, 사회공헌 활동에서 발생하는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경제적 풍요를 이룬 소비자들은 기능 중심의 이성적인 소비에서, 이미지와 경험을 중시하는 감성 소비 행태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에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결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길은 종합적으로 좋은 ‘평판’을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기업 브랜드와 국가 브랜드는 서로 상승 작용을 하는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모두 나서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협력해야 할 이유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국가 브랜드는 경쟁해야 할 나라들과 비교할 때, 프리미엄 효과보다는 디스카운트 요소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렇지만 정부 차원에서 2009년 1월 설치된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중심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절호의 기회도 찾아왔다. 그것은 2010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예정인 G20 정상회의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세계적인 이벤트를 거쳐 우리 국가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씩 격상시켰던 것처럼, G20 정상회의는 우리 국가와 기업 브랜드 가치를 몇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임에 틀림없다.

 대한민국 브랜드는 IT와 한류 등에 힘입어 성장한 바가 크다. 그렇지만 우리가 세계의 중심국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 걸맞은 공헌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평판을 받기 위해서는 인류의 공생을 위한 어젠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 국가와 기업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을 때, 지구촌 소비자들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

 조환익 KOTRA 사장 hecho@kot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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