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남녀 차별을 연극으로 녹여낸 ‘안경 쓴 신부를 본 적 있나요?’는 어린아이들이 주연을 맡아 더욱 눈길을 끈다. 결혼식을 앞둔 남녀는 안경 때문에 실랑이를 벌인다. 안경을 쓰고 식장에 들어가겠다는 신부와 비싼 렌즈를 사줄 테니 잠깐만 착용하라는 신랑의 말다툼이 계속된다. 여자는 둘 다 안경을 쓰는데 신부만 결혼식장에서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남편과 기성세대의 주장을 이해할 수가 없다. 의사는 남자, 간호사는 여자, 학급 회장은 남자아이, 부회장은 여자아이라는 인식 속에 차별의 벽이 크게만 느껴진다. 아이들은 안경이라는 작은 물건으로 차별이라는 벽을 향해 크게 외친다. 남성 속의 여성다움을 뜻하는 ‘아니마’, 여성 속의 남성다움을 뜻하는 ‘아나무스’를 외치며 연극은 끝난다. 감각적인 무대도, 배우들의 성숙한 연기도 없지만 남녀평등을 노래하는 아이들의 힘 있는 목소리가 더 잔잔한 여운으로 남는다.
<판도라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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