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9일 삼성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부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지난달 20일께 전용기편으로 유럽으로 출국했으며, 이달 중순 이후 귀국할 예정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유럽으로 출국한 것은 맞다”며 “지금도 유럽에서 체류 중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그간 이탈리아와 영국 등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자세한 현지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이 외유에 나선 것은 2007년 7월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그는 당시 과테말라에서 열린 IOC 총회를 앞두고 중남미 6개국을 돌면서 결국 실패로 끝난 강원도 평창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 전 회장은 그해 10월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사회적인 논란거리로 떠오르자 일체의 외부 활동을 중단했다.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고 기소된 작년 4월엔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 등 삼성과 관련한 모든 직함을 내놓고 경영에서 손을 뗀 뒤 재판에 임했다.
재판절차는 기소 후 1년4개월 만인 지난 8월 모두 마무리됐다.
이 전 회장은 에버랜드 CB 발행과 관련한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일부 조세포탈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되면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벌금 1천100억원이 확정됐다.
제판이 종료된 상황에서 일종의 글로벌 경영 행보를 재개한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외유길에 갑자기 올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삼성그룹의 핵심 CEO들이 재판이 종료되길 기다렸다는 듯이 이 전 회장의 복귀 필요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은 가운데 이뤄져 특히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 완제품(DMC) 부문장인 최지성 사장은 지난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전략적 포커스(집중)를 하려면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이 전 회장의 복귀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 담당 사장도 지난달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와 미래를 위해 이 회장의 경험이나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고 최 사장의 말과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삼성 측은 이 전 회장의 이번 외유가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다른 의미를 담아 해석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계 소식통들은 이 전 회장이 추후에 사면 등을 통해 형 실효(失效) 혜택을 받는다면 모를까 집행유예 기간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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