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서비스 손실분담금(USF)의 절반을 차지하는 ‘공중전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해마다 보편적서비스 손실분담금 논란이 재연되고 있는 가운데 KT를 제외한 경쟁사업자가 공중전화 손실 보전기준 개정을 골자로 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 수렴에 착수하는 등 반 KT 진영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다. 공중전화가 국민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로 국가로부터 위임받아 운영하고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KT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반 KT 진영은 쓰지도 않는 공중전화, 방치되어 있는 공중전화가 부지기수라며 종전과 같은 공중전화 손실분담금 체계가 불합리하다며 맞서고 있다. 규제기관이 공중전화를 포함, 2008년 보편적서비스 손실분담금 정산에 착수한 가운데 핵심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공중전화’ 손실분담금의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바람직한 발전방향이 무엇인지 4회에 걸쳐 진단한다.
지난 1902년 첫 등장 이후 100년 넘게 유용한 통신수단으로 각광받은 ‘공중전화’가 논란의 화두로 부상했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4700만명에 이르며 ‘공중전화’ 수요를 대체하고 있는 가운데 공중전화 수요는 갈수록 감소하고 이에 따른 손실 또한 반복되고 있다. 공중전화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공중전화는 모든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적정한 요금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전기통신 서비스인 보편적 서비스의 하나로 KT가 제공하는 공중전화 손실은 매출액 300억원 이상의 기간통신사업자가 일정 비율에 따라 매년 분담한다.
공중전화 손실 보전을 위해 사업자들은 지난 2007년 공중전화 손실분담금으로 517억원을 부담하는 등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손실금을 분담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공중전화 손실분담금 규모는 약 3500억원(3470억원)에 이른다. 매년 전체 보편적서비스 손실분담금 가운데 공중전화 손실분담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적이다.
이처럼 공중전화 수요가 감소하고 손실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공중전화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KT는 공중전화 설치·유지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줄어들고 손실 규모가 커지자 공중전화 숫자를 매년 줄이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KT 관계자는 "공중전화는 국민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라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법의 위임을 받아 KT가 대신하는 것으로, 손실분담 비율 또한 KT가 절대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KT는 공중전화 손실분담금으로 공중전화 손실 자체가 상쇄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KT는 “경쟁사업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공중전화 숫자를 줄이면 서비스 이용 불편 등으로 인한 이용자의 민원 등은 전적으로 KT가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경쟁사업자 진영은 KT가 필요 이상의 공중전화를 설치하고 있으며 이는 손실분담금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이다.
즉 KT가 수요 및 수익 대비 지나치게 많은 공중전화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게 경쟁사업자로부터 손실을 보전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쟁사업자 관계자는 “영국과 프랑스·독일 등은 사회적 합의에 의해 공중전화 설치 기준을 마련했다”며 “우리나라의 공중전화 설치 및 운영은 전적으로 KT의 의지에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KT가 적잖은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손실분담금에 의지해 지나치게 많은 공중전화를 운영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방법론이 전무하다는 설명이나 다름없다.
차제에 공중전화 수요를 정확히 분석하고 선진국처럼 설치 기준을 명확히함으로써 KT의 공중전화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경쟁사업자의 부담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보편적서비스 손실분담금 중 공중전화 손실분담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