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사에 ‘전문경영인’ 시대를 열었던 정수창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추모집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 두산그룹 회장이었던 정 전 회장 10주기(10월 24일)를 맞아 그의 생애를 재조명한 일대기와 경영철학을 담은 추모집 ‘사람이 재산이다’가 출간됐다고 10일 밝혔다.
추모집 발간은 정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대한상의 회장을 맡았던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대한상의 명예회장)의 제안과 재정 지원 아래, 김 회장 재임 시 상의 상근임원들 모임인 ‘남대문 모임’이 ‘정수창 회장 10주기 추모집 발간위원회’를 꾸려 1년여 동안의 작업 끝에 이뤄졌다.
정 전 회장은 1945년 8·15 광복 직후 두산그룹 전신인 동양맥주의 평사원으로 입사해 오너 경영인이 아니면서도 1971년과 1991년 두 차례에 걸쳐 그룹 회장을 맡아 기업의 틀을 다짐으로써 전문경영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상의 회장직을 8년 간(1980∼1988년) 맡으면서 100만 상공인들의 숙원이던 현대적인 상의회관을 신축하고, 임기 중에 맞은 상의 창립 100주년 행사와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정 전 회장은 경성고상(서울대 경영대 전신) 재학시절 집에서 보내주는 하숙비에서 맥주 1병 값을 미리 떼어 맥주를 사 마실 정도로 평생을 맥주와 함께 한 애주가였으며, 그 인연은 맥주회사 취직으로 이어져 반평생을 이 회사에서 일했다.
술 때문에 한때 건강을 잃기도 했지만, 특유의 건강법인 아침 산책과 요가로 건강을 지켜오다가 1999년 10월 24일 8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추모집은 총 5부로 구성됐는데 1부에서는 사진 등 영상을 통해 정 회장의 일대기를 조명했고, 2부는 성장기와 학창시절, 3부는 두산그룹과 더불어 살아온 그의 인생 내력을 개괄적으로 다뤘다. 4부에서는 상공업계의 수장으로 8년간 상의를 이끌면서 이룬 성과와 업적을 중점적으로 기술했으며, 마지막 5부에서는 정 회장의 평소 소신과 경영철학이 담긴 주요 강연, 대담, 기고 등을 추려 실었다.
추모집 발간위원회는 오는 12일 정 회장의 5남매 등 가족들에게 추모집을 봉정하는 자리를 갖기로 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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