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개별소비세`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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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탄소녹색성장에 걸맞은 고효율 제품 개발에 촉매제가 될 것이다.” “제품 값이 올라 소비만 위축된다. 입법화를 막겠다.”

정부는 에너지 다소비 가전 제품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지만 가전업체들의 반발은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정부는 일종의 탄소세를 도입함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부수적으로 세수확대도 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세제 개편안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바람과 달리 가전업계는 “세금 인상분만큼 가전 제품 가격이 오르고 소비 위축만 초래할 것”이라며 거듭 반대의견을 밝혔다. 가전업계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면 본격적으로 반대의견을 밝히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정부와 팽팽한 신경전을 예고했다.

◇정부, “고소득층이 사용하는 대용량 제품만 부과”=정부는 에너지 다소비 제품에 과세를 하지만 에너지를 다소비하더라도 서민층이 주로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선풍기형 전기히터’는 소비전력은 매우 높으나 저소득층이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산업용·업소용으로 사용되는 에어컨과 냉장고 등도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가정용 에어컨 및 냉장고를 산업용·업소용으로 사용할 때에는 동일하게 과세하기로 했다. 과세기준은 소비효율이 아닌 소비전력을 기준으로 했다. 이유는 소비효율을 기준으로 하면 고가·대형제품이 비과세되고, 저가·소형제품이 과세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영선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고 늘어난 재원으로 저소득층의 에너지 고효률 제품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책기조에도 맞다”고 말했다.

◇업계 “소비위축만 초래할 것”=가전업계는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면 세금 인상분만큼 가전 제품 가격이 오르고 결국 이는 구매심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줘 시장 자체가 크게 움츠러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에너지 과소비를 줄이겠다는 본래 취지보다 시장 활성화에 악재로 작용해 제도 자체의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호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본부장은 “정부안에는 업계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개별소비세를 가전제품에 부과하면 대부분의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며 구매심리도 크게 위축돼 내수경제 활성화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는 취득세·등록세를 감면해 주는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감세가 정책 기조인 상황에서 전자산업만 역차별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진흥회는 가전업계와 연계해 개별소비세 반대의견을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부안의 국회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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