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다. 회사에 일 터졌는데 아이들은 아프고 배우자는 감감 무소식이다. 큰 일을 앞둔 날, 몸살기운은 밀려오고 컴퓨터 자료도 날아가버렸다. 차는 막히고 비는 추적추적 오는데 자동차는 펑크 나고 프레젠테이션 시간은 임박했다.
주차공간마저 없어서 헤매는 날은 심란하다. ‘나, 떠나고 싶다’가 절로 튀어나온다. 좋은 일만 생긴다는 샐리의 법칙은 나와 멀고 나쁜 일이 겹친다는 머피의 법칙은 내 삶이다. 게다가 좋은 일은 몰려다닌 적이 없지만 궂은 일은 걷잡을 수 없이 떼를 지어 몰려온다.
불행은 대개 행복보다 오래 계속된다는 점에서 고통스럽다. 그리고 불행은 내 잘못이 아닌 것 같아서 더욱 억울하다. ‘샐리’는 내가 데려오고 ‘머피’는 남이 데려온다고 생각하는 순간 분노와 증오가 일어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샐리’는 남이 만들어 준 때가 더 많고, ‘머피’는 내가 자초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머피’는 내가 미리 준비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 전부다. 잘못과 불행은 나 때문에 다가왔는데 그것을 쉽사리 인정하지 못한다. 하나의 불행이 다가오면, 다음에 오는 불행은 더 크게 느껴진다.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는 상황을 막을 수 없다면, 그 상황이 왜 왔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판단하고 선택할지 냉철하게 고민하자. 그 상황을 직시할 때만이 ‘머피’를 보내고 ‘샐리’를 기다릴 수 있다.
그러다보면 ‘머피’는 어느날 갑자기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내가 왜 그래야만 했는지 이유를 들려준다. 기억하기에도 끔찍했던 불행한 사건은 나를 분발시키고 바른 자세로 살게 만들어주었음을 깨닫게 한다.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가 비로소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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