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IT 중소기업의 인재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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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게릴라성 폭우로 우리를 힘들게 했던 장마가 지나가면 본격적인 성하로 들어설 것이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많은 사람이 기다리는 휴가철이 또한 시작이다. RFID 프린터와 IT 관련 제품을 개발 판매하는 중소 벤처회사인 우리 회사도 직원들이 일주일의 여름휴가를 잘 다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적은 인원으로 계획된 개발과 생산 일정을 이 휴가철에 어떻게 해결할지 남 모를 고민이다. 그러기에 진작 사람을 구하지 못했음을 자책해 보지만, 요즈음에 IT 벤처에서 사람을 채용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대부분의 IT 중소기업은 느끼고 있을 것이다.

 모든 중소기업의 고민은 자금·신제품개발·영업과 마케팅 등이지만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고 결국 고민 해결의 핵심은 우수한 인재 확보다. 우수한 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인재 채용이 우선일 터인데 이 채용과정이 IT 중소기업에는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인재 채용에서 서울근교에 있는 우리 회사는 지역적인 제한을 많이 받고 있다. 서울이 집이거나 서울 회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좀처럼 지원하려 하지 않는다. 이유를 물어보면 서울에 있는 회사가 아니면 폼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가까운 우리 회사 지역에도 많은 인재가 있고 선호도 높은 회사도 많지만 우리 회사 쪽에서는 항상 아쉬운 부분이다. 인재 채용 시 또 하나의 문제는 점점 낮아지고 있는 중소기업 선호도다. 일전에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을 면접하는 과정에서 요즈음 대학생의 취업 선호도를 물어 본 일이 있다. 지금의 시대상을 반영하듯이 1위가 공무원, 2위가 공기업, 3위가 대기업 순이었다. 그러면 4위가 중소기업이냐는 내 질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이 나왔다. 4위는 집에서 쉬거나 취업 재수를 하는 것이며 중소기업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에 고소를 금치 못한 경험이 있다. IT 중소기업의 현실이 앞서 구직자가 이야기한 선호도가 높은 회사들과 비교해 많은 단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며, 여기의 종사인력도 88%에 이르는 현실은 바라본다면 그냥 웃어 넘길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지금의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한 대기업 중에도 수십년 전에는 중소기업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회사들도 있었고 그 당시 이 회사들을 선택한 현명한 인재들에 의해 오늘날의 회사로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며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중요한 원동력이 됐을 것이다. 과거 공무원이나 공기업의 사회적 선호도는 현재보다는 훨씬 낮았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편견도 덜한 상황에서 당시 중소기업들의 인재 채용이 지금보다는 유리했으리라는 생각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대다수 중소기업의 균형 있는 성장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학교를 나온 수많은 젊은이들이 평생 교육받고 개인적인 성장을 이룰 곳이 바로 중소기업이라고 본다면 이제 중소기업의 인재확보는 해당 기업의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모두에게 중요하다는 공감대와 수용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으로도 인재가 많이 가야 우리 사회의 건전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문화적 이해와 이를 위한 제도의 공유가 필요하며 특히 대학과 같은 미래 인력의 교육 기관에서 우수 인재는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도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IT 벤처의 인재들이 도전과 야망이 있는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부모들도 미래를 위해 자녀들을 중소기업으로 흔쾌히 보내주는 사회, 시원한 장맛비 같은 꿈을 이 여름에 한번 꾸어본다.

현진우 바이텍테크놀로지 대표이사 jwhyun@bit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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