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보자. 메이드 인 부산 콘텐츠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보자’는 의지와 희망이 생겨나 확산되고 있는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4일로 문화콘텐츠펀드를 운용한 지 만 1년을 맞는 유인택 아시아문화기술투자(ACTI) 공동대표(54)는 펀드 운용의 가장 큰 성과로 ‘지역 콘텐츠 창작 의지 확대’를 꼽았다. ‘문화콘텐츠펀드’는 부산에 본사를 둔 ACTI의 제안으로 한국모태펀드, 예당, 쇼박스, 부산시, 부산은행이 출자해 지난 해 6월 총 150억원 규모로 조성된 콘텐츠 전문투자펀드 1호다. 특히 부산지역의 유망 콘텐츠 기업을 발굴·육성하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유 대표는 “투자사와 펀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도 해볼까’라는 도전의식이 생기고 지역에 콘텐츠 창작 붐이 일기 시작했다는 점이 최대 효과”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부산에 관심을 갖고 이전하려는 콘텐츠 제작사와 호시탐탐 내려올 기회를 엿보고 있는 수도권 소재 영화영상 관련 기업들 뿐 아니라 무엇보다 롯데 야구와 야구팬 등 부산 지역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들어지는 뮤지컬, 영화, 게임 등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커다란 성과”라 강조했다.
실제로 이달 20일에는 메이드 인 부산(Made in Busan) 뮤지컬 1호 ‘구름빵’이 첫 공연을 시작한다. 부산 야구 열기를 소재로 10월 선보일 예정인 뮤지컬 2호 ‘부산갈매기’는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 유 대표는 이를 두고 “서울에서 내려오기만 했던 콘텐츠가 부산에서 제작돼 서울로 역진출하는 격”이라 말했다.
또 메이드 인 부산 영화 1호인 ‘집행자’는 지난 4월 촬영에 들어갔다. 제작사인 ‘활동사진’은 이번 영화 촬영을 계기로 아예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캐릭터플랜’은 부산에 지사를 설립하기로 했고 컬트미디어는 부산에서 새로이 연예기획 사업에 나서는 등 펀드조성에 따른 직·간접 효과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쉽지만은 않았죠. 요즘 많이 달라지긴 했어도 펀드 운용 초기에는 정부 지원 문화에 익숙한 탓인지 지원 과제와 투자에 대한 구분이 모호한 기업들로 인해 어려웠습니다. 직접 만나서 투자사 입장을 알리고 보완할 점을 전달하며 이러한 인식이 지역 콘텐츠 업계 전체로 확산되도록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펀드 운용 2년 째부터 그는 보다 공격적 투자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지역 업계에 대한 지속적인 파악과 동시에 최근 부산시와 업계, 투자사간 연계시스템 구축에 따른 자신감에서 나오는 얘기다.
“무엇보다 신규펀드 조성이 필요합니다. 경기 침체가 풀리면 올 하반기 쯤에는 3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 조성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