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지난달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들의 번호이동 건수가 최근 1년여 새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사들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빚어낸 고질적인 폐단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의 4월 휴대전화 번호이동(MNP) 건수는 총 83만9천1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 번호이동(35만1천386건)보다 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3월(66만4670건)에 비해서도 26%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월간 번호이동이 108만2천779건에 달했던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만에 최고치다.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건수는 33만9천152건, KTF와 LG텔레콤으로 이동한 건수가 각각 29만4천963건과 20만4천896건에 달했다.
신규 가입 고객이 더이상 늘어나기 힘든 포화된 국내 이통시장에서 번호이동이 이처럼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이통사들이 ’공짜폰’ 등을 앞세워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쳤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전자상가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햅틱팝과 쿠키폰 등 인기 제품은 물론 T옴니아 같은 고가의 스마트폰도 가입기간 약정을 조건으로 공짜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이동통신사들이 불과 1년 만에 또다시 ’제살깎기’식 경쟁에 나서고 있다”며 “6월 KT-KTF 합병을 앞두고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출혈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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