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리포트] `시험대에 오른 전자책 사업`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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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본격적 시험대 오른 전자책(e북)사업’ 보고서에서 e북 산업이 성장하기 위한 선결 과제 네 가지를 거론하며 “큰 시장을 일으킬 만한 매력 포인트를 찾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e북 사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소는 ‘단말기 가격’이다. 소비자가 이동식 단말기로 e북을 보는 때에 초기 투자요소인 단말기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는 지적이다. 현재 흑백 디스플레이인 아마존 ‘킨들’은 360달러에 팔리고 있고, 컬러 디스플레이를 장점으로 한 후지쯔 e북 리더는 1000달러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e북 콘텐츠 비용은 별도로 치른다. LG연구원은 높은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말기를 이용한 콘텐츠 광고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시도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종이책에 익숙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만큼 기술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도 꼬집었다. 고객은 e북을 읽을 때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화질을 개선하고 접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구현한다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연구원은 이런 기술 수준에 도달하면 공공교육 시장에서도 e북이 수업용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했다.

 콘텐츠 부족도 문제점이다. 모든 출판사가 e북 콘텐츠를 출시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도서관 책이 디지털화되지도 않았다. 이 같은 콘텐츠 부족은 작가와 출판사의 수익 모델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공급자가 서로 다른 기술 포맷을 사용하는 것도 콘텐츠가 좀 더 쉽게 개발되지 않는 이유다.

 e북 단말기가 다른 컨버전스 단말기와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들었다. 넷북·PMP·UMPC 등 다양한 형태의 모바일 기기에 e북이 컨버전스되며 독자성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연구원은 보고서에서 “e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고객층에 중심을 두고 가치 제공을 확대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휴대폰 외에 여러 디바이스를 지니고 생활하지는 않는만큼 공급자는 고객 시각에서 e북의 기능적 진화 외에 어느 선까지 기능을 추가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e북 시장이 초기 종이책 시장을 축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서로 공존하며 성장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e북을 보다가 종이책을 사게 되는 일이 많기 때문으로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과 오프라인 서점인 반스앤드노블이 e북 사업에 눈독을 들이게 한 요소도 이것의 영향이다. 연구원은 이 때문에 “e북이 큰 시장을 바로 만들어 내지는 못해도 여전히 사업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