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NBR(미국경제 전문방송)와 와튼스쿨(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Knowledge@wharton 웹진이 공동으로 설문조사한 ‘30년, 30개의 혁신’을 실었다. 결과는 인터넷이 지난 30년간 일상생활에 가장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당대의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 발명품 1위로 뽑혔고 그 뒤로 PC가 2위, 휴대폰이 3위에 등극했다.
인터넷과 관련된 혁신 발명품으로 e메일 4위, 개방형 소프트웨어 서비스 11위, 온라인쇼핑 15위, 인터넷 사회교류 서비스 20위, GUI 21위 등 소프트서비스와 마이크로프로세서 7위, 광섬유 8위 등의 하드웨어도 포함됐다. 참고로 나머지를 살펴보면 유전공학 5위를 시작으로 MRI, LED, LCD, GPS, 태양전지, 동력터빈, 디지털카메라, RFID, MRO, 바이오연료, 바코드스캐너, ATM, 플래시메모리, 에이즈 치료약 등 IT 분야가 절반 이상을 차지함으로서 IT 분야의 신기술이 새로운 산업과 부가적인 기술의 창조, 인간의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무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IT 분야의 지속적인 R&D 투자를 해야 할 분명한 명분을 볼 수 있는 시사점이다.
현재의 인터넷 구조는 30여 년 전에 미국의 국방망에서 출발해 상용화 쪽으로 기획돼 발전한 것으로 패킷통신을 기본으로 한 사용자의 편의성 위주로 발전했다. 전 세계 무역·통상의 수단이던 텔렉스를 팩시밀리가 밀어내고 다시 e메일이 팩시밀리 산업을 퇴출시키며 무한성장을 지속한 인터넷은 영상·게임·방송 등의 서비스 영역을 유무선 장비를 통해 확충해 나갔으나 보안·품질관리·과금 등에는 매우 취약하다. 우리나라는 과거 1980년대에 TDX 전자교환기, 1990년대에는 CDMA 이동통신기술에서 자립했고 그 시대에 광대역 ISDN 기술개발의 일환으로 ATM 교환기술도 개발함으로써 통신인프라구축의 선진화에는 성공했지만 미국이 1970년대에 고안한 인터넷의 기본구조에 따른 라우터, 고속패킷스위치, 고속이더넷스위치 등 기술개발에는 사설영역이라는 이유로 등한시해 국내 인터넷망 상위계층은 대부분의 기기를 해외 업체에 의존해 인터넷 강국이 아니라 인터넷 장비 소비국의 처지가 된 상태다. 다만 현재의 인터넷은 최초 설계목적을 충분히 달성했으나 더 이상 확장이 어렵기 때문에 설계수명을 다해가고 있고 우리로서는 미래 인터넷에 관한 충분한 준비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 인터넷망은 현재 인터넷망의 구조나 표준에 구애받지 않고 백지상태에서의 새로운 출발도 가능하나 10년 뒤의 막연한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당면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즉 전 세계가 대용량 데이터를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초거대·초고속 통신망의 구조가 필요한 반면에 한쪽은 아주 작은 규모의 USN 기반 BAN 등이 유무선 접속기술에 연동되도록 인터넷 프로토콜을 개선하는 등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구조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인터넷의 하부 구조인 3G 이동통신망의 고속패킷(HSPA),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4G의 LTE(Long Term Evolution) 등의 기술은 확보했으나 인터넷 플랫폼 기술은 취약하다. 미국의 NSF(과학재단), 유럽연합의 FP7, 일본의 정보통신연구기구 등이 미래 인터넷 플랫폼 연구에 매년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는것과 대비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나라는 인터넷의 미래를 위해 미래 인터넷 플랫폼의 요구사항을 잘 정리하고 ITU-T, ISO, IEC, SG6 등의 표준화를 주도하면서 미래 인터넷 인프라의 구조가 정의되면 우리나라 특유의 장점인 우수한 R&D 인력으로 단시간 내에 플랫폼 인프라를 구축해 미국·유럽·일본을 제치고 장비생산과 서비스 부문에서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구체적 전략수립이 필요하다.
박항구 소암시스텔 회장 hgb@soamsy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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