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맨’ 이석채가 14일 KT 임시 주총에서 후보 꼬리표를 떼고 대표이사에 공식 선임됐다. 꽁꽁 얼어붙은 한국 정보기술(IT) 산업계의 항로를 제시할 ‘IT쇄빙호 선장’ 자격이다. 지난 1년간 정보통신부 해체로 상징되는 IT 추락을 경험한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통신업계 맏형 격인 이석채 KT호가 어려움 속에서도 IT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 나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아직도 정체성이 불분명한 ‘포스트IT’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관심도 모일 것이 때문이다.
시장이 이석채 KT호에 거는 기대는 ‘변화’가 아니라 ‘변혁’이다. IT시장이 겪는 ‘냉해’와의 전쟁에서 전술을 수정하는 소폭의 ‘변화’로는 승리할 수 없다. 전략 수정을 통해 패러다임 시프트를 동반해야 하는 ‘변혁’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만큼 중요하고 전면전이 필요한 싸움이다. 경쟁사들조차 이번 이 사장의 귀환으로, 정부의 IT 이해도와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희망섞인 바람을 숨기지 않는다.
이는 이 사장의 중량감에 거는 기대기도 하지만, 경제위기 극복에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경제원 차관과 정보통신부 장관 등 요직을 역임한 ‘경제통이자 IT통’인 이 사장이 만들어나갈 ‘IT를 매개한 경제위기 극복의 해법’에 거는 기대 쪽에 더 무게 중심이 실려 있다. 이는 이 사장의 역할이 성장이 정체된 ‘KT의 비상’을 넘어, ‘한국 IT산업과 경제 구하기’에 있음을 의미한다.
KT 내부의 기대 또한 이와 맥을 같이한다. 지난해 11월 전 수장의 구속으로 방향타를 놓아버린 KT로선 사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절실하다. KT 임직원들은 이 사장이 내정자 신분이던 지난 40여일, 경영권 인수를 위한 경영디자인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보여준 카리스마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신임사장이 결정되면 어떻게든 인사와 관련해 이런저런 소문이 흘러나오고 일부는 현실이 되게 마련인데 이번에는 철저하게 보안이 유지됐다. 뒤집어 생각하면, 내부 알력에 구애받지 않고 철저하게 성과와 미래비전만을 놓고 조직과 인사를 결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KT 실무진은 이번 조직개편이 현장중심·자율·혁신 위주로 짜이면서 권한이 상당부분 밑으로 이관되는 형태를 보여,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힘을 받게 된 것 같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KT의 고질적 문제였던 내부 조직의 비효율성과 느린 의사결정이 해소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조직 및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현안인 KTF와 합병 문제도 조기에 매듭 짓고, 곧바로 신성장 모델 발굴 및 글로벌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지금 매출 확대와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쫓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시작하는 데 나쁜 시기란 없다”며 ‘올 뉴 KT(All New KT)’를 강조했다. 올 뉴 KT는 성장하는 기업·IT선도기업·협력사를 포함한 고객을 모시는 기업·모두가 주인인 기업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업무 추진력이 탁월한 이석채 사장이 온통 바꿔놓을 새 KT를 하루빨리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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