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마우쩌둥과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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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중국 장사시에서 열린 제9회 컴퓨터 분야의 젊은 과학자(ICYCS 2008) 학술대회에 참가한 김에 마오쩌둥 주석이 젊은 시절 재학했던 후난제일사범학교에 들러 1학년 8반, 그의 책상에 앉아 연필을 잡았다.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면서 중국돈 100위안의 모델인 마오쩌둥(毛澤東, 1893∼1976). 마오쩌둥은 중국 인민의 지도자, 마르크스주의자, 무산계급 혁명가, 전략가고, 중국공산당과 중국인민해방군, 중화인민공화국의 창설자인 동시에 지도자면서 시인이자 서예가다. 그는 1893년 12월 26일 후난 샹탄 소산충의 한 농가에서 태어나서, 1976년 9월 9일 베이징에서 세상을 떠났다.

 1958년 마오쩌둥은 대약진운동과 농촌의 인민공사화운동을 일으켰는데, 중국인은 마오쩌둥이 자주독립과 주권을 수호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시종일관 제국주의와 패권주의를 반대해왔으며, 일생에 걸쳐 중국혁명 건설에 많은 공적을 남겼다고 생각하고 있다.

 60년 뒤인 올 11월 4일 미국. 미국 역사 232년, 노예 해방 146년 만에 흑인 혼혈인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사회 변화와 통합의 기치를 들고 나타난 것이다. 마오쩌둥이 1940년대 하드웨어에 기반을 둔 변화의 기치를 들었다면, 오바마는 소프트웨어 인터넷에 기반을 둔 변화와 통합을 내걸고 있다. 오바마의 당면 과제는 미국 경제를 되살리는 일이다. 미국의 중장기 경제정책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바마는 IT를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다.

 UCC로 대표되는 유튜브형 소통 장치를 정부와 국민 사이에 놓아 ‘브로드밴드’라는 차세대 초고속통신망에 전 국민이 접근할 수 있도록 ‘톱다운’에서 ‘보텀업’ 정책으로 전환해 정책 비용과 이해집단 간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IT를 교육·과학기술·환경·에너지·의료 등 모든 분야의 베이스 캠프로 보고 있다. 요컨대 차기 오바마 정부는 IT 산업을 키우면서 IT를 활용해 다른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앨 고어 부통령에게 맡긴 ‘정보통신 슈퍼하이웨이 정책’과 ‘지구온난화 대응 환경정책’을 오바마 본인이 직접 챙긴다는 뜻이다.

 2006년 10월 당시 오바마 상원의원은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를 방문했다. 종업원 중에 아시아·동유럽계는 보이는데 흑인과 라틴계가 없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 비용과 정부 규모를 줄이는 것만으론 중국·인도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절감했다. 그는 거기서 ‘이노베이션 이코노미’, 즉 혁신경제를 영위하려면 구글 같은 회사가 적어도 매년 하나씩은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IT 기반 정책은 이미 이때 싹트기 시작했다고 한다.

 장사 시내에서 군고구마를 한 개 샀다. 700원이다. 환율이 두 배 높아진 중국에 한국 관광객이 대폭 줄었다. 높아진 중국 위안화, 떨어진 한국의 원과 미국 달러, 미국발 경제위기는 한국경제를 큰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 첨단 부품·소재와 원천기술을 수입해 제품을 만들고 수출한 경제대국은 지금, 기초과학도 없고 원천기술도 없다. 오바마는 기초과학을 두 배로 늘리고 과학기술 혁신이 시장을 개척하고 경제 성장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경제 논리에 비해서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내각의 40% 이상이 이공계 출신이란 점도 우리는 눈여겨봐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창조적 실용주의를 내걸었다. 이 말은 과학적이면서 경제적 사고에서 출발하자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IT를 무시하면서 기초과학과 이공계를 홀대하는 국정철학이 못내 아쉽다. 이문호 전북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moonho@chon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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