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언어폭력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주부 박모씨는 지난 일요일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즐기는 온라인게임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다지 폭력적 장면도 나오지 않기에 안심하고 있었지만 게임 속에서 다른 이용자가 하는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새 / 끼’나 ‘××샠희’ ‘××ㅅ ㅐ ㄲ ㅣ’ 등과 같은 욕설뿐 아니라 노골적으로 성행위를 묘사하는 대화도 자주 눈에 띄었다.
박씨는 “보통 온라인게임은 폭력적이거나 선정적 장면이 있는지를 주로 살펴왔는데 눈에 잘 띄지 않는 대화까지는 신경 쓰지 못했다”며 “단순히 한글 파괴에서 그치지 않고 언어폭력으로 번진 온라인게임 대화를 보면서 아연실색했다”고 말했다.
게임 업체가 욕설 등 금지 단어를 걸러내기 위해 사용하는 필터링 기술도 대부분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단어 중간에 기호를 넣은 ‘××새 / 끼’, 단어 자체를 변형한 ‘××샠희’, 자모음을 분리하는 ‘××ㅅ ㅐ ㄲ ㅣ’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필터링 기술을 피해나가고 있었다.
더욱이 게임업체들은 이용자에게 모욕을 주거나 낯 뜨거운 내용도 전체 이용자에게 보낼 수 있는 유료아이템도 팔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렇게 필터링한다
넥슨(대표 권준모)은 데이터베이스 업데이트와 함께 엄격한 언어폭력 방지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넥슨의 필터링 데이터베이스 기술은 욕 사이에 띄어쓰기나 기호 등을 넣어도 걸러낼 수 있는 수준이다. 채팅은 물론이고 아이디를 만들 때도 이 기술이 적용된다. 특히 넥슨은 언어폭력 신고가 4회 이상 들어오면 해당 아이디를 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강도 높은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
예당온라인(대표 김남철)은 필터링이나 사용제한 등은 물론이고 이용자 스스로 언어폭력을 막는 ‘수호천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수호천사는 오디션 이용자 중 심사를 통해 뽑은 모니터링 요원이다. 이들은 24시간 내내 게임 속에서 나타나는 언어폭력 등 불건전 이용자를 찾아내는 지킴이 역할을 담당한다.
CJ인터넷(대표 정영종)은 주간에만 고객 센터를 운영하는 다른 게임 업체와 달리 24시간 이용자 신고를 받는다. 언어폭력을 막기 위해 필터링 데이터베이스를 일주일마다 업데이트하고 있다. CJ인터넷은 또 게임포털인 넷마블에서 사이버 폭력 추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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