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권행민 KT 전무 선임은 안정 경영 위해

 KTF는 지난 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로 KTF 비상임이사이자 KT 그룹전략CFT장인 권행민 전무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권 신임 대표는 조영주 전 사장의 임기인 내년 3월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KTF가 권행민 KT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낙점한 것은 급박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하기 위한 것이란 평가다. 기존 경영 기조를 이어가면서 합병 시점을 저울질하기 위한 전략이다.

 권 신임 대표이사는 ‘경영 정상화’와 ‘합병 물밑 작업’이라는 두 과제를 안고 험난한 6개월 여정을 떠나게 됐다.

◇안정 경영 최우선= 권 대표이사의 경우 지난 1982년 KT에 입사한 이래 경영진단팀장, 민영화기획팀장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KT 내부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최근 2년 이상 재무부문을 총괄하고, 이어 그룹전략CFT장을 맡으면서 KT와 KTF 간 연결고리 역시 훤히 꿰고 있는 몇 안 되는 인사 중 하나다. 그룹 전체가 맞은 비상 국면을 안정적으로 추스리고 KT로의 확대를 방어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란 해석이다.

 이사회가 KTF의 정관에 따라 거론됐던 두명 중 서정수 KT 부사장이 아닌 권행민 체제를 택한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서 부사장의 경우 자신의 컬러가 분명하다고 평가받는 반면 권 대표이사는 평소 차분한 성격으로 직원들에 대한 포용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합병’은 수면 아래로 = 안정화를 앞세운 만큼 합병 작업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잠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권 대표이사가 큰 목소리를 내기엔 ‘6개월 짜리’ 대표이사라는 점 역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권 대표이사는 조영주 전 사장의 임기였던 오는 3월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당분간 권행민 대표이사가 KT와 KTF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면서 합병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신중론’이 부각되고 있다. 정치권 로비설 등 정치적인 이슈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당장 합병 작업을 섣불리 진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 과거 경영진의 도덕성이 타격을 입으면서 여론 역시 부정적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KTF 내부적으로는 3세대(G)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이미지 개선과 신뢰 회복이 선결 과제다. 그동안 3G 1위 사업자로서 혁신과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왔지만 이게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쇄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꽉 쥐어뒀던 광고 및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 예상된다. 이를 통해 전 사장 구속으로 훼손된 기업가치를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상임이냐 비상임이냐=이사회에서 경영에 대한 전권을 부여한 만큼 KTF의 경영구도는 권 대표의 의중에 달렸다. 권 대표는 이르면 월요일 경영 구도에 대한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권 대표가 KTF 상임대표로 부임할 것인지, 아니면 KT의 전무를 겸임하면서 별도의 직무대행을 둘 것인지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권 대표가 KT 그룹전략CFT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KTF의 비상임 대표이사로 재직할 것으로 점치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KTF 사장의 경우 통상 모기업인 KT의 부사장급이 선임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 대표가 KT 그룹전략CFT로 막중한 역할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직무대행 체제를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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