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스스로도 100년을 기다려 준비했다고 자부하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전의 모든 올림픽 게임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전 세계인의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디지털 올림픽’을 주제로 대회 전체에 첨단 기술을 적용했을 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무선통신 분야에서도 30년 가까이 사용돼오던 아날로그 방식을 디지털로 전격 교체하는 등 중국의 공공 무선통신은 올림픽을 기점으로 디지털로 전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 샐 틈 없는 질서 및 치안 유지를 최고의 과업으로 삼았던 중국 정부로서는 공공 안전과 관계되는 거의 모든 기관을 단일 디지털망으로 통합하는 작업이야말로 질서유지와 원활한 올림픽 운영의 전제로까지 인식했다.
올림픽이 열린 수도 베이징은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를 앞두고 급증하는 공공통신 사용량에 대비한 차세대 공공통신 인프라 구축에 온 힘을 쏟았다. 올림픽 기간 동안에 올림픽 대표단을 포함한 베이징에 머무른 것으로 추산되는 방문객은 약 500만명. 수천명의 사람이 그 어느 때보다도 자주 이동하게 되면, 교통, 경찰 및 공공기관 간의 정확한 조율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이때 고려됐던 것이 베이징 전역을 커버하면서 24시간 365일 끊기지 않는 고신뢰도 통신 환경으로, 중국 정부는 주파수 효율이 높으면서 높은 통화 품질로 광범위한 통신을 제공하는 디지털 주파수 공용통신 표준(TRS)인 ‘테트라’를 선정했다.
이미 2004년부터 경기장 안팎 및 선수촌을 포괄하는 지역에서 올림픽 기간 동안 질서, 치안, 공공안전을 유지하는 핵심 열쇠로서 디지털 중계 네트워크 및 무선 주파수 개발을 완료한 것은 중국 정부의 공공통신 업그레이드에 대한 의지를 반영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중국이 디지털 무선망으로 묶은 공공기관은 이민조사국, 베이징 메트로, 베이징 경전철, 베이징 수도 공항 도시철도, 베이징 경찰 등으로 베이징 전역에 6만개 이상의 테트라 기반의 디지털 주파수 공용통신 기기를 배치했다.
촘촘한 시스템 설치와 완벽한 시스템 운용을 통해 끊김 없는 연결성과 커버리지를 확보하고 베이징 경찰은 이미 2005년 9월부터 시스템을 운용해왔다니 중국이 이번 올림픽의 질서유지와 치안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하게 한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베이징의 공공 분야의 통신 체계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업그레이드됐을 뿐 아니라 중국의 공공통신 구축 노력은 글로벌 강국으로 발돋움하면서 향후 필요한 복합적 통신 수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모토로라가 크고 작은 테트라 TRS 프로젝트의 50%를 중국에 구축한 것은 공공통신망을 통합 디지털망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대국으로서의 국가 운영에 걸맞은 공공통신 시스템을 갖추고자 한 중국 정부의 요구를 간파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이 대국의 위상에 걸맞은 첨단 무선 공공통신의 틀을 확립하고 확대시켜 미래 통신 환경의 토대를 마련한 계기로 중국 역사에 남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이미 올림픽을 20년 전에 치른 한국은 21세기 동북아 허브를 지향하는 국가 경영을 위한 통신인프라에 얼마나 대비와 준비가 돼 있는지 점검해 볼 때다. 가까운 중국의 예는 한국의 국가 경영을 위한 공공통신의 현재를 되짚어본다는 점에서도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
최건상 모토로라코리아 무선통신솔루션사업본부장 R14486@motoro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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