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분야는 당장에 성과가 손에 잡히지 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기관 통폐합에 더욱 신중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 조직 통폐합 방침은 겉에 드러난 기능적 결합에 치중한 성격이 짙고, 수 줄이기에 급급했다는 인상까지 주면서 내부 조직원은 물론이고 수요 기업·대학교조차 의아해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우선 R&D에는 기획과 평가·관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기술지원, 컨설팅과 기술의 사업·상품화 로드맵 구축이라는 아주 중요한 과정이 망라돼 있다.
하지만, 이번 산업 R&D 통합에는 기획과 평가·관리 기능만 남았을 뿐 나머지 분야는 모두 배제됐다. 한국에너지자원기술기획평가원을 에너지 R&D 기관 1개로 사실상 존속시킨 것을 뺀다면 나머지 산업기술 R&D 지원 기관 5개를 2개로 뭉치는 60%의 숫자 줄이기인 셈이다.
정부 출범 초부터 부품소재 분야 기술 및 경쟁력 강화를 국정 최우선 과제처럼 역설해 놓고 부품소재산업진흥원이 R&D 평가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기존 R&D 평가기관과 뭉뚱그려버린 것도 앞뒤가 안 맞는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또 법적 절차를 밟은 공모와 인선 과정을 거쳐 뽑힌 기관장과 해당 기관장 인사에 따라 선임된 보직자 상당수가 정리되게 됐다. 3년을 임기로 시작했지만 사실상 인력·예산과 함께 조직통합이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1년간의 단명 기관장이 다수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기관의 업무 추진력과 사기가 심각하게 흔들릴 수도 있다.
새로 통합되는 산업 R&D 기구에서는 지금의 산업기술재단과 산업기술평가원이 기능 통합의 중심축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6개 기관의 R&D 기획 및 정책이 재단을 중심으로 뭉치고, 평가와 관리(기술거래 포함) 기능이 평가원을 주축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 R&D 지원 기관을 관할하고 있는 지식경제부는 전산망까지 포함한 기관의 완전한 통폐합 작업을 내년 상반기 안에 마무리하고, 2010년도 예산부터 새로운 통합기관체제를 반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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