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GPU ‘RTX 50’도 공개
엔비디아가 개인용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와 로봇 개발 플랫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개인용 IT 기기·로봇·자율주행차 등 산업 전반으로 AI 저변을 확대하려는 시도다. 엔비디아가 AI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뛰어넘어 독자 AI 생태계를 구축할지 주목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5' 기조연설에서 “대규모 AI 모델 제작과 컴퓨팅 성능을 제공하는 개인용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디지트'와 물리적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디지트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AI 칩을 탑재, 최대 2000억개의 매개변수 규모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할 수 있는 컴퓨터다. 황 CEO는 “이제 AI 없이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며 “데이터 과학자와 AI 연구자 책상에 AI 슈퍼컴퓨터를 갖다놓을 수 있다면 이들이 AI 시대를 형성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개인용 슈퍼컴퓨터에 이어 로봇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통해 물리적 기반으로 엔비디아의 AI 세계를 확장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AI가 사이버 공간을 넘어 물리적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란 예측에 기반한다.
코스모스는 로봇과 자율주행차가 실제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 시스템이다. 분량이 2000만 시간에 달하는 영상을 14일 만에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로봇 등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와 같은 부품 공급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를 형성,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황 CEO는 “로봇 공학을 위한 챗GPT 시대가 오고 있으며 코스모스는 LLM과 마찬가지로 로봇과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기본 수단이 될 것”이라며 “애자일 로봇, 피규어 AI, 애질리티 등 로봇 기업과 차량 공유업체 우버 등이 코스모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GPU 'RTX 50' 시리즈도 공개했다. RTX 5090 GPU는 92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탑재, 초당 3352조회 연산(3352TOPS)이 가능하다. RTX 5070은 549달러에 책정돼 가격이 전작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황 CEO는 신제품을 손에 들고 “집에서 AI를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황 CEO의 CES 기조연설 발표장에는 1만2000명의 청중이 들어차 컨벤션 센터 1층을 가득 메웠다. 엔비디아 유튜브 채널 시청자도 10만명에 육박했다. 황 CEO의 CES 기조연설은 지난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라스베이거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