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평화 올림픽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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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중국의 서부에 위치한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카스(喀什)시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전 세계인이 모이는 평화의 잔치에 찬물을 끼얹는 이 사건은 올림픽을 나흘 앞두고 일어나 중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내게 올림픽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4년 전 나는 대학생 리포터로 그리스 아테네에서 올림픽 기간 동안 시내 곳곳을 누비며 취재했다. 지금까지 내 생애 가장 좋았던 기억을 꼽으라면, 2004년의 그리스 아테네에서의 한 달여 시간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당시 하루 취재를 마치고 동행했던 친구들과 숙소 근처 ‘시그루-픽스(Sygrou-Fix)역’ 앞에서 함께했던 시원한 맥주 한 잔과 짭조름한 그릭 샐러드 맛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테네 일정의 20일 정도가 지났을 무렵,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광장 아고라 유적지에서 한 아버지와 그의 아들을 만났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던 광장 한가운데서 그들은 먼저 다가와 인사했고,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물었다. 그 아버지는 내 국적을 묻고는, 자신의 아들에게 내가 사는 나라를 지도에서 알려주고, 또 내 이름을 우리나라말로 써 달라고 했다. 세계지도에 있는 각 나라 옆에는 나보다 먼저 흔적을 남긴 사람들의 이름과 사인이 적혀 있었다. 유럽의 어느 한 나라에서 왔다고 소개한 그 부자는 세계 곳곳을 직접 밟지는 않았지만 올림픽을 통해 세계인을 알아가고 있었다.

 올림픽 현장에 가 본 사람은 안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의 광장에서 올림픽 핀 교환을 해 본 사람은 안다. 올림픽 경기 현장에서 내 나라를 느끼며 손에 목청껏 응원해 본 사람은 안다. 올림픽이 갖는 의미를. 한 달여의 시간 동안 그들은 열과 성을 다해 즐긴다.

 온 인류가 하나되는 축제의 현장에 4년의 시간을 기다린 사람들을 위해서, 평화의 의미를 기원하는 많은 사람을 위해서 올림픽은 어떤 사고 없이 평화적으로 치러져야 한다. 전 세계에서 온 사람을 만나 마음 터놓고 친구가 되려고 다가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올림픽의 의미를 보여줘야 한다.

김대홍 GS홈쇼핑 홍보팀 사원 ted.kim@gsh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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