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슈록 MIT 석좌교수 " 과학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과학은 당신이 누구든 모두에게 공평하다.”

200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슈록 MIT 석좌교수(사진·63)는 17일 서울대학교 상산수리과학관 강당에서 열린 제 54회 한림석학강연에서 과학적 진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학계에서의 유명세가 연구의 질을 결정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슈록 교수는 “노벨상을 탔다고 저널에 논문이 자동으로 실리지는 않는다”며 “과학의 가장 특별한 점은 노벨상 수상자든 아니든 연구로 평가한다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린 화학’의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는 슈록 교수는 한국한림원의 초청으로 최근 한국에 왔다. 그는 두 종류의 화합물의 상호교환반응(두 화합물이 서로 성분을 교환해 새로운 두 종류의 화합물을 만드는 것)을 밝힌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과학연구와 노벨화학상’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슈록 교수는 노벨상이 무엇인지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신의 연구노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실험 초기부터 새로운 결과가 나온 모든 과정이 기록된 노트를 보여주며 “연구를 진행하며 뭔가 새로운 것, 재밌는 사실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포착되는 것만큼 흥분되는 순간은 없다”고 설명했다.

40여분의 강연이 끝난 뒤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노벨상 수상 과학자의 삶에 관심 많은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노벨상 수상 비결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슈록 교수는 “노벨상 수상에 단 한가지의 이유가 있지 않다”며 “MIT에서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등 삶의 모든 경로가 합쳐져 오늘이 있었던 것 같다. 매 순간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성공한 연구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묻는 질문도 많았다. 슈록 교수는 “내가 뭘 좋아하는 지, 잘하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며 “가능한한 연구실에 들어가거나 관련 분야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것”을 조언했다. 연구와 삶의 균형을 30여년간 어떻게 맞췄냐는 한 연구원의 질문에는 “일에 집중하되 즐기면 된다”고 말하며 “나처럼 좋은 부인과 아들을 두면 된다”고 덧붙여 가족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초청강연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슈록 교수에게 한림원 외국인 회원증을 수여했다.

이성현기자 arg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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