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명필가 한석봉은 어릴 적에 아버지를 여의고 가난하게 살았다. 그는 필기구를 살 돈이 없어서 항아리나 돌 위에 손에 물을 찍어서 글씨 연습을 했다. 그의 글씨 솜씨는 마을 사람들이 칭찬할 정도로 나아졌다. 이에 자극을 받은 그의 어머니는 한석봉을 유명한 절로 보내어 공부하게 했다. 집을 떠난 지 10년이 되자 그는 어머니가 보고 싶어 집으로 갔다. 그때 어머니는 아들을 깜깜한 방 안으로 들어오게 한 뒤 자신은 칼로 떡을 썰고 아들은 글씨를 쓰게 했다. 불을 켜고 보니 어머니가 썬 떡은 크기가 똑같았으나 아들이 쓴 글씨는 보기가 흉했다. 이를 본 어머니는 눈을 감고도 글씨를 잘 쓸 수 있을 때까지 돌아오지 말라며 아들을 돌려보냈다. 이리하여 한석봉은 서예의 명인이 됐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어떻게 해야 명인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지 몸소 시범을 보여 주었다. 절제된 사랑과 핵심을 찌른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뜻을 받아들인 아들. 이것이 명품 커뮤니케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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