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클릭앤모타르’기업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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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0년대 초 인터넷 버블이 꺼지면서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던 용어가 새 정부의 ‘IT와 제조기업의 융합’ 이슈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클릭앤드모르타르(Click And Mortar)’라는 용어는 기존의 전통기업을 의미하는 ‘브릭앤드모르타르(Brick And Mortar, 벽돌과 회반죽)’에 인터넷의 상징인 클릭(click)을 합성한 것으로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취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 전통기업들이 IT기업의 지원을 받아 클릭앤드모르타르 기업으로 변화될 수 있으며, 새로운 서비스 실현을 위한 기술은 IT도구를 활용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또 새로운 사업모델의 성공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들은 최고경영자의 마인드를 혁신해 클릭화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동안 클릭앤드모르타르 기업의 성공사례가 많지 않았던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고 새 정부에서 ‘IT와 제조기업의 융합’을 강조하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논의돼야 할 이슈가 아닐까 한다.

많은 제조기업 최고경영자는 “IT서비스 기업들이 그럴듯한 컨설팅과 값비싼 IT시스템의 설치를 끝내고 돌아가면서 새로운 사업모델의 성패를 전적으로 남아 있는 최고경영자 몫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오랫동안 굴뚝기업만을 운영해왔던 경영자에게 갑자기 인터넷과 결합된 새로운 사업을 하라면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의 하나로 클릭앤드모르타르 사업을 제조기업의 최고경영자와 IT기업의 최고경영자가 공동으로 경영하거나 또는 서로의 역할을 바꿔보는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클릭앤드모르타르 사업은 기존의 제조기업 경영자들이 가지고 있던 것 또는 IT기업 경영자들이 가지고 있던 것 이상의 능력을 요구하게 된다. 제조기업 CEO는 IT와 동향을 속속들이 알아야 하며 IT기업 CEO 역시 제조기업의 속성과 새로운 경쟁역학을 깊숙이 파악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IT기업의 도움을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이들 두 산업의 경영자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함께 일하는 화학적 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개인적으로 이러한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오너의 의지와 이해 부족으로 경영혁신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제조업체를 직접 인수하고, IT 및 컨설팅 회사의 전문인력을 투입해 클릭앤드모르타르 기업으로 변화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또 다른 큰 도전을 시도 중이다. 국가적 이슈가 되고 있고 대표적 1차 산업인 자원개발 분야에 IT서비스 역량을 접목해 1.5차 산업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이 자원개발을 함께 해보자고 찾아왔었는데, 전문 분야도 아니고 대부분 사기꾼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무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들의 제안을 무조건 무시할 게 아니라 오히려 IT를 접목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자고 역제안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해서 IT사업자가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도가 성공해 자원개발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부응하는 클릭앤드모르타르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쉽지 않은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경륜 있는 제조기업 경영자가 IT서비스 기업을 인수하고 IT기업 경영자는 자원개발 업체를 운영하는 등 전통산업과 IT산업의 융합이 촉진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성공한 클릭앤드모르타르 기업이 대한민국의 산업계에 용광로처럼 흘러 넘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병기 주식회사 넥서브 대표이사, ceo@nexer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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