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은 중동으로, 차관은 남미로

 한 부처의 장·차관이 동시에 자리를 비우는 흔치않은 상황이 연출됐다. 자원을 위해서다.

지식경제부는 이윤호 장관이 22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석유 생산·소비국 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고 이날 밝혔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38개국 각료와 석유 관련 31개 기업의 CEO, OPEC·EU 등 4개 국제기구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이 장관은 한국에 대한 사우디 측의 안정적 원유 공급에 감사를 표하고, 우리 기업들의 사우디 프로젝트 수주지원 등을 당부했다.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광물부 장관은 21일 이 장관을 만나 “사우디는 한국의 영원한 석유공급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이미 장관은 오는 11월 서울서 개최 예정인 ‘제4차 한-사우디 석유광물위원회’에 참석해달라는 이 장관의 제의도 흔쾌히 수락했다고 지경부는 전했다.

같은 시각 이재훈 지경부 2차관은 남미자원사절단을 이끌고 베네수엘라를 방문, 차베스 PDVSA(베네수엘라 국영석유공사) 부사장과 모랄레스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을 만나 ‘1차 한-베네수엘라 장관급 자원협력위원회’를 서울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

이 차관은 또 제철과 제련 등 기초재료산업을 비롯한 광물자원 분야 협력을 위해 ‘기초산업협력위원회’를 구성, 에너지자원과 기초산업분야의 협력을 연계 추진키로 했다.

이 차관은 “차세대 에너지공급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오리노코 지역 초중질유(Bitumen) 개발 광구에 한국석유공사가 PDVSA와 공동 참여키로 했다”며 “이에 따라 대상광구 선정과 개발조건 협의를 위한 실무협의팀 구성과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가스 분야에는 하반기에 서울에서 한국가스공사와 PDVSA간 가스분야 협력 MOU 서명에 원칙적으로 합의, 양해각서 문안 협의를 위한 실무팀이 구성된다는 게 이 차관의 설명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일국의 장·차관이 동시에 해외 순방길에 오르는 일은 전례 없다”며 “복수 차관제가 있어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 정부가 에너지·자원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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