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세계에서 IT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져 있고 인터넷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나라다.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고 휴대폰으로 텔레비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국회 본회의장에 가면 의원들은 벽면에 부착된 대형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본회의 질문 등 의정활동을 하고 국민은 이러한 본회의장 모습을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보거나 국회정보시스템에 저장된 자료로 필요할 때 언제든지 볼 수 있다. 즉 자기가 뽑은 사람들이 자신을 대신해 잘하고 있는지를 항상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미 종이신문보다 인터넷에서 뉴스를 먼저 볼 수 있게 됐고 이제는 단순한 독자가 아니라 댓글로써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시하고 여론형성에 참여하는 활동적인 독자로 변하고 있다.
IT산업은 지난 10년간 우리경제의 성장 동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적게는 30% 많을 때는 전체 성장의 50% 이상을 IT산업이 담당하고 있다. IT산업은 양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첨단 분야에서 최고 명품을 생산함으로써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휴대폰은 자동차에서 벤츠나 BMW와 같은 명품이다.
외국사람들로부터 받는 가장 빈번한 질문은 ‘산업화에 늦은 한국이 어떻게 정보화에서는 성공을 할 수 있었는가’였다. 나는 대통령을 비롯한 각 부문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정보화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 우리나라 국민의 높은 학습능력과 스피드에 대한 선호, 산업화에 늦은 후발국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정부의 전략적 접근 등으로 설명하곤 했다.
정보화 물결의 대응전략으로 1994년 12월 신설된 정보통신부는 13년 만에 이제 시대적 역할을 충실히 하고 변화를 맞게 됐다. 인터넷 세계에서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 1년이 다른 기존분야의 7년(Dog year)과 같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정보통신부는 거의 100년 가까이 임무를 수행해왔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0여년간 정보혁명을 이끌어 온 것이 휴대폰과 인터넷의 폭발적 확산이라면 앞으로 10년간 변화와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인터넷의 고도화에 따른 통신, 방송융합 등 새로운 미디어콘텐츠 서비스와 관련기기 산업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프라 고도화 수준에 비춰 볼 때 IT전략부서의 조직개편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제까지의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IT 일등국가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목표와 과제를 재정립해 나감으로써 경쟁자들에게 역전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다. 다시 한번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성장동력인 IT가 추진력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종전 정보통신부의 업무가 이관된 지식경제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자유롭게 생성·발전하는 인터넷의 특성의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IT와 기존업무를 융합해 IT정책이 중심적 업무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이제 IT는 모든 산업의 인프라일 뿐만 아니라 생활의 중심에 있다. 세계경제의 침체를 우려하는 지금 다시 한번 IT로써 우리경제와 생활의 활력을 높이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노준형 <서울산업대 총장>rjh@snut.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