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화가 허영만의 ‘식객’이 영화에 이어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만화와 관련한 원소스멀티유즈(OSMU)작업이 활발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문제에 대한 논의는 미미한 상태에서 만화저작권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룬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법무법인 신우에서 활동중인 이영욱 변호사는 지난달 ‘만화 창작 및 이용의 저작권법상 문제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변호사는 “만화가 콘텐츠 산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려면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저작권자와 상품화권자·출판권자 등 2차적 이용권자 사이에 상생할 수 있는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만화의 경제적 활용가치가 높아지면서 출판사 또는 매체사에서 계약시 출판권 이상의 권리를 양도받고자 한다”며 “관련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저작자의 창작활동에 대한 댓가를 정당하게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출판권자가 출판의 대가 이상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거시적인 산업발전을 고려해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만화가들 스스로가 저작권에 관한 법적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만화 창작 초기단계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도 다뤘다. 그는 “비슷한 줄거리로 구성된 만화와 소설이 종종 발견된다”며 “그러나 플롯에 대한 저작권을 지나치게 넓게 인정하면 문화의 향상발전을 도모하자는 저작권법의 근본 취지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욱기자@전자신문, coolj@
